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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춘곤증과 피로

백병원이야기 2009. 2. 19. 09:42

[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춘곤증과 피로

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언숙 교수

 

 

 

날씨가 따스해지기 시작하면 온 몸이 나른해지면서 식욕이 떨어지고 자꾸만 졸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봄철 피로 증상인 춘곤증(春困症)이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하지 않지만 겨울철 움츠렸던 인체가 낮시간이 길어지고 일교차가 심해지는 봄으로 바뀐 환경에 몸이 빨리 적응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외부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인체는 힘들고 그만큼 바빠진다.

 

활동량이 늘고 체온의 변화가 심해지면 호르몬의 분비 역시 많아진다. 결국 몸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의 필요량은 증가하지만 겨우내 충분한 양의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아 영양의 불균형도 초래되기 때문에 피로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평소 활동량이 적거나 자주 과로하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쉬어도 좋아지지 않는 피로감, 식욕부진,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춘공증을 없애기 위해서 몇 가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첫 째, 7-8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카페인 함유 음료, 흡연, 알코올 등은 숙면을 방해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해 졸린다면 10-20분 정도 가벼운 낮잠으로 피로감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오래 낮잠을 자면 오히려 더 피로해질 뿐 아니라 밤잠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둘 째,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맨손 체조 또는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점심 식사 후에 가벼운 산책을 하는 방법이 추천된다. 걷기, 등산, 가볍게 달리기 등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이 도움이 되며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더 피로하게 만들 수 있어 피하도록 한다. 특히 겨우내 운동하지 않던 사람이 마음만 앞세워 무리하게 시작하면 역효과만 생기므로 평소 운동량의 50%더 운동한다는 기분으로 서서히 강도를 올려야 한다.


셋 째, 봄철은 비타민 요구량이 특히 많아지므로 이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B군은 현미, 콩, 팥 등 곡류 섭취로 비타민 C군은 신선한 야채와 과일 섭취로 보충한다. 봄에 냉이, 달래, 씀바귀 등 입맛을 돋우고 비타민 섭취를 돕는 제철 음식을 먹어왔던 것은 조상들의 지혜이다.


하지만 이런 피로를 모두 춘곤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보통 춘곤증은 1-3주면 없어지는데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 생활을 어렵게 할 정도로 심하거나, 충분한 휴식으로 전혀 개선이 되지 않는 피로감이 나타난다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1달 이상 특별히 알고 있는 질환이 없는데도 계속되는 피로는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피로는 결핵, 당뇨병, 빈혈, 간염, 암 등 신체적 원인이나 우울증, 불안증 등 정신적 원인에 의한 경우가 많다. 특히 수면 시간 및 수면의 질에 문제가 있는 수면장애가 피로의 아주 흔한 원인이므로 먼저 수면 패턴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글: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이언숙 교수  

사진: 홍보실 송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