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New Doctor

[New Doctor] 일산백병원 신경과 김지은 교수

백병원이야기 2022. 4. 12. 10:04

[New Doctor] 일산백병원 신경과 김지은 교수 
- 서울아산병원 전임의 · 강릉아산병원 조교수 역임
- '치매·경도인지장애·두통·어지럼증' 치료 전문의
- 어르신의 뇌와 마음을 함께 보는 '따뜻한 진료’ 추구

 

김지은 교수가 2022년 4월부터 일산백병원 신경과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김지은 교수는 모교 대학인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산백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쳤다. 이후 7년간 서울아산병원 전임의, 강릉아산병원 조교수로 환자를 돌보며 임상경험을 쌓았다.

김지은 교수의 전문 진료분야는 치매와 건망증, 경도인지장애, 두통 분야다. 

인터뷰에서 김지은 교수는 "치매 환자만이 아닌, 그분을 둘러싼 가족들까지 다독이며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어르신의 뇌와 마음을 함께 보는 따뜻한 진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일산백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김지은 교수'의 소개와 포부를 들어봤다.

Q. 일산백병원과의 인연이 있나요? 어떤 계기로 일산백병원에 오시게 되었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2022년 4월 1일부터 신경과에서 치매와 인지신경학 분야의 진료를 담당하게 된 김지은입니다. 저는 12년 전인 2010년 일산백병원 신경과 레지던트 1년 차로 근무를 시작했었습니다. 레지던트 수련을 마친 이후, 7년 여간 제가 맡은 분야에 대한 임상경험을 쌓아왔고, 기회가 되어 모교 병원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Q.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소감은 어떠신가요?

신경과 의사로 거듭나도록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들과 함께 근무할 수 있는 구성원이 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영광입니다. 더불어 저의 의국후배인 신경과 전공의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어 설레고 긴장되기도 합니다. 

많이 부족하던 저의 레지던트 기간 동안 늘 넘치는 도움을 주셨던 타과의 여러 교수님들과 간호사분들, 직원분들께서도 저를 기억하고 반겨주실 때마다 벅찬 감사함을 느낍니다. 

힘들고 피곤하면서도 가장 씩씩하고 용감하기도 했던 레지던트 시절의 추억이 묻어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이곳에서 다시 근무할 수 있게 된 것이 하루하루 감사할 따름입니다.

 

Q. 교수님의 약력(경력)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인턴수련을 마친 후 일산백병원 신경과에서 레지던트를 수료 하였습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에서 치매 및 인지신경학 분야의 임상강사로 2년간 근무하였습니다. 임상강사 기간 동안 박사학위도 취득하였습니다. 2017년부터 올해 3월말까지 울산의대 강릉아산병원 조교수로 근무하였고, 4월부터 본원에서 진료를 시작하였습니다.

Q. 주로 어떤 분야 질환의 환자들을 치료하시게 되나요?

건망증이나 경도인지장애, 치매를 아우르는 다양한 단계의 인지기능저하 환자를 진료합니다. 치매클리닉에 내원하는 분들 중에서, 실제로는 ‘환자’가 아니라 정상 노화 과정임에도 이를 염려해서 오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정상 노화과정과 병적인지저하의 경계를 구분하고, 병적 인지저하의 원인을 밝혀 환자마다의 적합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진료의 목표입니다. 

더불어 치매라고 하는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꾸준히 변화되어 가는 연속체(continuum)의 개념으로서,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를 돌보는 주보호자들도 제가 함께 진료하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환자를 진료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치료하시나요?

‘의료진과 보호자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있는 환자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에 대해 늘 생각합니다. 치매클리닉에서 환자의 자세한 상태 파악을 위해 보호자와의 면담과 병력 청취가 매우 중요한 것은 맞지만, 진료실에서 환자분이 소외되는 느낌을 받지 않으시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인지저하를 느껴 진료를 예약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보호자가 보시기에 인지저하가 의심되어 환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진료를 보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고 일괄적인 검사를 시행하지 않으며, 환자분의 의욕, 신체 컨디션, 협조 등을 모두 고려하여, 개개인마다 적합한 범위 내에서 검사종류 선정 및 치료를 진행합니다. 환자분이 거부감 없이 꾸준히 병원에 오실 수 있도록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검사의 난이도가 본인 수행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높았거나, 한번 자존심을 다친 환자분들은 이런 문제로 병원을 다니는 것 자체를 싫어하게 되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 보호자와 함께 한발한발 내딛어 가는 긴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로서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이 주력하는 연구분야는 무엇인가요? 

임상강사 기간 동안에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영상분석 분야에 관심이 있어, 박사학위도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 취득을 한 바 있습니다. 2017년에 강릉아산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하고 치매클리닉을 만들면서, 영동지역내에 체계적인 치매진료를 받지 못하고 계신 어르신들이 많음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시민강좌와 신문칼럼 기고,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치매클리닉 조기진료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분들에게 알려드리고자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학술적으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정밀신경심리검사 자료(raw data)를 분석해 숨겨져 있는 정보들을 도출해 내는 주제에 관심이 있습니다. 작년에는 노년학 분야에서의 주제로 논문을 작성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난 5년간 치매클리닉 진료를 이끌면서 제가 자연히 관심을 가지게 된 분야는 ‘흔하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 딱히 도움이 될 만한 약이 없는’ 증상들과 관련된 연구입니다. 그 예로서, 무감동증(apathy)이 있는 환자분의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하시게 되므로 환자분에게 식사나 약을 드시게 하는 것조차도 힘이 듭니다. 결국 보호자에게도 큰 심적 피로도를 유발하며 병원 추적관찰을 끊어지게 만듭니다. 그래서 상당히 중요한 치매의 행동심리증상입니다. 외래에서 매우 흔하게 보고됨에도 불구하고, 딱히 이를 호전되게 하는 약물(oral medication)이 없음에 착안하여, 신경조절술(neuromodulation)의 기법으로서 경두개 직류자극(tDCS)을 활용, 외피 흥분성(cortical excitability)을 개선시켜보자는 주제로서 관동대학교 의용공학과와 임상연구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현재 식약처 승인이 완료된 상태이며, 본원에서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치매가 꾸준히 악화되는 질환임을 감안할 때, 병원에 내원해 몇 번의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home-based tDCS가 가능하도록 프로토콜을 구상하는 것이 연구의 최종 목표입니다. 이러한 치매 전자약(electroceutical)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두고 향후 연구들도 계획해보고자 합니다. 

 

Q. 교수님의 진료철학은 무엇인가요? 

‘어르신의 뇌와 마음을 함께 보는 진료’가 제 진료철학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늙어갑니다. 지금은 병이 없고 활력이 있는 시기라고 하더라도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것이 노화과정입니다. 지금 제 앞에 앉아 있는 허약하고 인지기능이 떨어진 어르신도, 그 언젠가는 젊고 총명하던 시기가 있으셨음에 대해 늘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의기소침해지거나 속상한 일은 없었는지, 본인의 경과에 대해 겁나거나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는지도 자주 점검하곤 합니다. 

치매클리닉에서 많은 환자들을 접하게 되면서, 환자마다 제각각으로 보고되는 망상이나 의심증상들에도 그 환자분의 인생이 녹아들어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젊었을 때 가난하여 고생을 많이 하셨던 어머님이, 나중에 인지저하가 생기면서 ‘누군가 돈을 훔쳐간다’고 가족을 의심하거나 통장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환자의 이런 망상과 행동들을 힘들어하시는 보호자분들께도, 환자분의 인생 여정에 대해 공감하며 감싸주실 수 있도록 설명드리기도 합니다. 

질환의 경과가 진행되면 될수록, 오히려 환자분이 아닌 보호자분의 눈물이 많아지는 질환 역시 치매입니다. 제 치매클리닉 진료에서는 환자 혼자만이 아닌, 그분을 둘러싼 가족들까지 다독이며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교수님 포부나 목표, 나의 장점 등은 무엇인가요?

물론 의사로서 정확한 진단을 하고 그에 적합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본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환자를 볼 때 ‘질환’만을 보지 않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환자분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기를 수 있도록 정진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제가 맡은 분야의 질환들과 연관된 공부 및 연구에도 성실히 임하며, 더불어 심리학이나 인문학 관련 서적들도 늘 가까이하면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제가 스스로 장점을 말씀드리기는 부끄럽지만, ‘나라면 이 상황에서 상대방이 어떻게 해주길 원할까?’라는 마음으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하는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진료환경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늘 따뜻함과 배려를 머금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Q. 앞으로 일산백병원에 근무하면서 진료할 환자들이나, 함께 일할 동료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금의 설레고 긴장되는 초심을 늘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매사에 임하겠습니다. 

주치의로서, 동료로서, 선배와 후배로서, 오래도록 함께 걸어가고 싶은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시간 내어 저에 대한 긴 소개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