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백병원 뉴스

백병원 마라톤 대회 참가기

백병원이야기 2009. 4. 15. 14:23

백병원 마라톤 대회 참가기

 

 

 

 

투병도 마라톤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환자와 의료진과 같이 뛰며 숨쉬는 마라톤대회


4월 5일 이른 아침 방이동 올림픽공원...


‘코리아오픈 마라톤대회’가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리는 날이다. 일반시민들이 참가하여 가족끼리, 직장동료끼리, 동호인들끼리 참가하는 시민마라톤대회로 마라톤, 하프마라톤, 10km단축마라톤, 어린이 마라톤, 자선걷기 등의 참가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많이 이들이 옷을 갈아입고, 몸을 풀며 화창한 봄기운을 맞으며 달린 1만 1천명의 마라토너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한쪽 편에서 백병원 교직원과 환자들도 기념티를 챙겨입고, 한강변을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서울백병원을 중심으로 상계 및 일산백병원의 의료진과 행정교직원, 환우회 회원 등 50여명이 참가하여 건강과 화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봄기운이 만연한 가운데 참석한 백병원 가족들은 하프코스 32명, 10km 13명을 비롯하여 각각 본인의 컨디션에 맞게 각 부문에 출전였다.


특히 하프 코스 및 10km 부문에 참가한 이들은 같이 출발하고 모여서 뛰어 완주점을 모두 함께 들어오는 뜻깊은 마라톤대회가 되었다.

 

평소에는 지리적으로 떨어진 각 병원에서 각자의 파트에서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마라톤이라는 하나의 운동을 위해 모인 오늘 만큼은 모두가 하나이고 싶었다. 이를 위해 참석한 병원 교직원과 환자가 동시 출발하여 서로의 보폭을 맞추며 같이 달리고 동시에 모두 완주점에 도착하는 행사를 가지기로 하였다.


달리는 동안 평소 빠른 선수들은 욕심을 버리고 옆 선수들을 격려하고 밀고 끌었고, 평소 느린 회원들은 동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이로서 다른 대회와는 달리 평소에 마라톤에 익숙치 않았던 이들이 거의 대부분 완주할 수 있었다.

 

이번 마라톤 대회는 당뇨병교실을 이끌고 있는 서울백병원 내과 임경호 교수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사실 당뇨환자들에게 마라톤은 무리일 수 있지만, 완주는 아니더라도 공원에 나와 함께 걷고, 봄기운을 함께 느껴보자는 취지였다. 이에 백병원 마라톤 동호회원들과 일반 직원들까지 동참하면서 단순 마라톤 대회가 아닌 백병원 가족들만의 또다른 작은 행사로 이루어졌다.

 

임경호 교수는 “마라톤기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함께 완주지점에 들어왔을 때 서로 포옹하며 가슴속에 무엇인가 느낄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말도 필요없죠. 그 순간을 그냥 느끼면 서로 모든 것이 통하니까요”라고 함께 달리는 의미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게 해주었다.

 

고재환(산부인과) 교수는 “이번 대회참가는 여느때와 달리 남다르다. 언제나 마라톤은 나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라고만 생각 했었고, 처음에는 완주거리를 늘려가는 것에만 관심을 두었고, 이후에는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서만 노력하였는데... 오늘처럼 마라톤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또다른 감동을 얻었다”며 가슴벅차 하였다.
 
백병원 마라톤 동호회와 4년 전부터 인연을 맺고 있는 최석주 씨는 4년전 서울백병원에서 기흉수술을 받고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 의료진의 폐활량 운동을 해보라는 권유에서 마라톤에 관심을 가졌는데 마침 병원에 마라톤동호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4년동안 꾸준히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전 이제 환자가 아닙니다. 마라톤을 즐기는 건강한 사람이 되었어요. 몸이 아파 입원한 병원이였지만, 그로인해 평생 건강을 얻은 것 같아 병원과의 인연이 너무 소중합니다”라며 병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오늘도 10km구간의 선봉에서 기수를 맡아 모두 완주 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서울백병원 당뇨병 환우회 엄나무회 조용길 회장은 “마라톤은 투병과 비슷점이 많다. 그 과정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마라톤과 투병 모두 힘든 과정을 겪지만 주위사람들의 격려와 응원, 자신과의 싸움, 인내심을 통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용기와 희망이 생기는 것 또한 비슷하다.


투병이라는 것이 길고 지루한 싸움이지만 목표를 이루었을 때 한단계 더욱 성숙할 수 있고, 그 고통을 알기에 자신의 삶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이다“며 마라톤과 투병의 공통점을 설명하였다.

 

이처럼 마라톤은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운동이다.


어떤일을 포기하고 싶다고 느낄 때 상대방의 응원과 격려속에 희망을 얻고 다시 할 수 있다는 힘이 생기는 것!  이것이 마라톤이다.


진료실에서의 의료진과 환자 사이가 아닌 같이 뛰며 같이 호흡하는 그런 따뜻한 봄날 이였다. 병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어야 하듯 마라톤을 같이 뛰며 자신과의 인내심도 키우고 혼자가 아닌 함께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오늘의 충만한 기운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병마와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마음으로부터 전해 드릴 수 있는 하루였다.

 

글,사진: 인제대학교 백병원 홍보팀 송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