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인연] KBS TV 임현우 앵커와 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 유지현 교수와의 인연

 

“포기하지 마세요! 포기하지 않으면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KBS TV 제5대 장애인 앵커로 임현우 씨가 최종 선발이 됐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5번의 도전 끝에 앵커로 선발된 그는 3월부터 KBS TV <뉴스12>에서 ‘생활뉴스’ 코너를 담당하게 됐다. 

 

임현우 앵커는 2007년 군 복무 중 교통사고로 인하여 척수장애를 갖게 되었다. 사고 후 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 유지현 교수를 만나 재활치료를 시작했고,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4전 5기의 주인공 임현우 씨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현우 KBS 앵커 인터뷰 ◆

 

Q. 재활의학과 유지현 교수님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였는지요?

 

11년 정도 되었네요. 2007년 12월 수술 후부터 유지현 교수님과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타 병원 Fellow로 계셨었는데 그때부터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재활치료에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그 뒤 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로 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별다른 고민없이 유지현 교수님을 따라 일산백병원에서 치료 및 진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또 일산백병원이 보훈지정병원이라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5번 도전 끝에 앵커로 선발되셨는데 감회가 어떠신지요?

 

사실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제가 2월에 선발되어 2주 정도의 교육을 받고 3월에 KBS <뉴스12>에서 생활뉴스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방송을 하고 났는데 실감이 나질 않았어요. 뉴스특성상 생방송이라 방송이 끝나고 인터넷 다시보기를 통해 찾아보는데 실시간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진짜 방송이 나가고 있는지 체감하기가 쉽지 않아요.

 

항상 생방송으로 진행되다 보니 발음이나 내용 전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까지도 있습니다. 그래도 오랜기간 준비 끝에 꼭 하고 싶었던 앵커가 된 만큼 더욱더 잘 준비해서 방송에 임할 생각입니다.

 

Q. 오랫동안 유지현 교수님 진료를 받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진료을 받을 때마다 늘 따뜻하고 친절하게 환자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걱정해주시고 체크해주시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사실 저와 같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과 재활의학과는 평생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입니다. 흔히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입게 되면 재활을 위해 재활의학과를 찾게 되고 재활과정을 마치게 되면 끝이라고 생각할 수있지만, 사회로 복귀 후에도 장애 특성상 건강한 삶과 사회생활을 위해선 꾸준히 주기적으로 재활의학과를 찾아서 장애로 달라진 신체적 특성에 맞춰 관리가 필요합니다. 

 

장애를 입기 전에는 몰랐지만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에서 볼 때 앞으로 재활의학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자주 오다보니 환자들의 삶을 걱정해주고 도와주시는 모습을 보면 또다른 가족같이 친근함이 느껴지는 분입니다.

 

Q. 마지막으로 어떤 앵커가 되고 싶은지요?

 

처음에는 지금까지 생활뉴스를 진행한 선배 앵커들 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5번의 도전 끝에 합격한 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입사를 했습니다. 근데 첫 방송을 하고 그게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마다의 스타일로 뉴스를 전달하는 거고 나만의 스타일로 시청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목표는 작게는 생활뉴스의 담당 앵커로서 우리 삶의 밀접한 소식들을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고 편안하게 정보전달을 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입니다. 마지막 목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시청자들이 가진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병상으로부터의 편지] 아버지의 간병과 일산백병원과의 인연

 

 

조국의 깊고 높은 가을하늘을 만나보기도 전에, 나는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에 도착한지 그 다음날부터 아버지와 암투병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3개월 이상을 설사를 한다며, 아버지의 몸이 말이 아니라고 빨리 한국에 들어와 간병해 달라는 가족들의 요청에 얼마나 심각한지도 모른채 엄중한 상황을 맞닥뜨린지 7일째, 나는 아버지께서 계속 다니시던 병원에서 “아버지의 암이 심각하니 주위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통보를 듣게 되었습니다.

 

나는 너무 놀라서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응급실부터 문을 두드렸고, 다음날 즉시 이전 병원의 자료와 의사소견서를 들고 진료와 각종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께서 급작스럽게 별세하신지 3년, 그 기간 동안 아버지는 마음이 어려우셨는지 여러 질병을 얻어 거의 일년의 절반은 병원을 의지하며 입원과 검사와 투약을 계속 반복해 오셨었습니다. 

 

그러나 낫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시도한 것이 비뇨의학과의 방광 내시경이었는데, 그 검사 결과, 주치의는 방광암 2기로 빨리 방광 초음파시술로 수술해야 한다고 진단을 내려 주셨습니다. 연이어 수술을 받았으나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생각 외로 넓고 깊게 퍼져 있어서 항암주사 투여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해야 하고 그렇게 항암치료를 받을 경우, 최대 5년을 살 수 있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아버지는 과거에 심장수술(심혈관우회술)을 가슴을 열고 하셨고, 평소 고혈압과 당뇨병을 지병으로 갖고 계셨으며 무엇보다 연세가 82세 고령으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너무나 간절히 살고 싶어 하셨고, 자신이 건강해 지기를 소원하셨습니다. 가족들과 주치의 선생님의 배려로 40일 동안 병원에 입원하여 항암주사 투여 2회와 방사선치료 24회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거의 초죽음에 이르는 치료과정이었고, 몸무게가 4kg이나 빠졌고, 온갖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들에 시달렸어야 했습니다.

 

 

기어서라도 화장실을 들락거려야겠다는 일념으로 위중한 병세였음에도 꼭 화장실에 가서 대소변을 하셨고, 모든 휴유증을 이기시려고 토하면서까지도 식사를 계속해 나가셨습니다. 암투병 중엔 섬망증세까지 나타나서 혼돈과 치매 증세와 헛소리와 환영에 시달리셨습니다. 급기야는 병실을 찾지 못해 병원에서 환자를 찾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음식을 토해내고, 딸꾹질에 트럼에 소화장애까지 겹쳤고, 피부가려움증까지 나타났고…, 예고된 후유증을 주치의의 약처방을 받아 약을 먹어가며 치료를 계속해 나갔습니다.

 

방광 속의 피떡이 다 제거되고 더러운 것들을 수액으로 씻어내는 동안 아버지는 체력이 떨어져서 계획되었던 31회 방사선 치료를 24회로 끝내야만 했습니다. 이러다 돌아가시는게 아닌가 싶어 어쩔 줄 몰라했는데…, 우리는 주치의의 허락으로 퇴원하여 아버지를 안정시키고, 병원에서 주는 약처방대로 약을꼬박꼬박 먹고, 가정 내에서 할 수 있는 기초의학 상식들을 총동원하여 아버지를 간병해 나갔습니다.

 

그렇게 한달반 동안 집에서 요양하던 중 드디어 비뇨기과 교수님께서 피검사, 소변검사 등의 검사결과를 말씀해 주셨는데, 아버지의 암이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판정해주셨습니다. 그 순간 지난 6개월 암 투병기간 동안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가며, 노구를 이끌고 삶과 죽음 사이에서 아버지와 병원 가족들이 함께 암과의 투쟁을 벌이던 현장들은 마치 전쟁터를 지나온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암환자특례보험제도의 도움으로 암을 실비로 혜택받아 치료받게 해준 보건복지부와 아버지를 살려내 주신 일산백병원 비뇨기과 교수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진료와 강의와 학회 중에도 늦은 밤에 회진을 오셨던 관심과 사랑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밤잠 자지 않고 돌봐주셨던 인턴, 레지던트 선생님들, 어떠한 우리의 요청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셨던 7층 비뇨기과 간호사님들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환자를 생각하는 ’최고의 의사’로 아버지가 손꼽으셨던 방사선과 교수님, 치료중 실수한 아버지의 변을 받아내면서도 치료의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방사선과 선생님들, 조국의 의료체계를 알지 못해서 어려워하는 내게 자세한 안내자였던 방사선과 간호사님들께 아낌없는 감사와 찬사를 드립니다.

 

아버지를 살려주신 많은 분들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들의 끝없는 수고에 지치지 않으시길 마음으로 축복하고, 또다른 생명을 향한 투혼을 계속 간직해 주시길 간절히 빌어마지 않습니다.

 

이 세상 한 분밖에 없는 내 아버지의 소생을 축하하며

호주 시드니에서 와서 간병한 딸 드림.

 

※이OO 님은 1926년생으로 당시 방광암 2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심장수술을 받았고, 지병으로 고혈압과 치매, 당뇨병을 앓고 있어 긴밀한 협진이 필요했고, 82세의 고령의 나이로 항암시술들이 아주 어려운 환자였습니다. 6개월 전부터 진료를 시작하여 40일 동안 입원했고, 내시경수술, 항암주사 2회 투여, 방사선 24회 등 치료와 약물치료로 6개월 만에 음성 판정받았습니다. 황사와 추위로 마음마저 움츠려 들었던 2월의 어느날, 환자를 헌신적으로 간병했던 가족들이 일산백병원 앞으로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따뜻한 봄소식 보다 따스하고 행복한 편지 한통이었습니다.

 

인제대학교 백병원의 모든 의료진들은 오늘도 병원 현장 곳곳에서 환자의 쾌유를 기원하며 가족과 같은 정성으로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며,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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