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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건강한 성격 형성하기

백병원이야기 2012. 4. 2. 10:32

[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건강한 성격 형성하기  / 나의 성격은 건강한가?

 

강제욱 교수 /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성격이 좋다, 나쁘다고 하면서 그 대상을 평가한다. 이때의 평가는 종합적이고 전체적인 것이기 보다는 한 장면에서 보고 느낀 인상과 감정을 근거로 한 단편적인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사람을 설명할 때 외모와 더불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부분이 성격인 만큼 누군가를 이해할 때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심’, ‘내성적’, ‘외향적’과 같은 성격을 나타내는 다양한 표현들이 있다. 그 종류만큼이나 사람의 성격은 딱히 한가지로 명확히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다양한 개인의 특성이기도 하다.
 
1. 성격의 정의
성격이란 ‘한 인간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비교적 일관성을 가지고 나타나는 개인 특유의 행동 및 사고 양식’으로 정의된다. 이 성격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이 동의하는 성격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성격은 특정 개인을 대표하는 고유한 특성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일지라도 각 개인은 자신을 대표하는 고유한 특성이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둘째,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특정 개인의 행동이 다를지라도 비교적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행동 패턴을 보인다는 점이다.
셋째, 성격은 개인이 속한 문화, 주변 환경, 개인의 역할 등에 따라 언제든 변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학창시절에 얌전히 공부만 하고 주변 친구와 잘 어울리지 않던 사람이 오랜 경찰생활로 인해 활달하고 주도적인 성격으로 변화될 수 있다. 혹은 매우 똑똑하고 리더십이 있던 학생이 실패를 거듭한 결과 소극적이며 사람을 기피하는 성격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2. 성격은 어떻게 형성되나?
우리는 사람들의 성격이 유사하다거나 혹은 독특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성격이 동일한 사람은 결코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사람의 성격은 모두가 다른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성격은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 및 생물학적 요인과 후천적인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기 때문에 한 개인을 대표하는 고유한 특징이기 때문이다. 즉 타고나는 것(nature)와 길러지는 것(nurture)가 각각 영향을 주며, 동시에 서로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 한 사람의 성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1) 유전 및 생물학적인 요인
유전적 요인은 개체 발생 초기에 성(sex)의 결정을 포함하여 부모로부터 어떤 유전인자를 받았는가를 의미한다. 즉, 부모로부터 받은 특정 유전자가 성격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생물학적 요인은 이미받은 유전 요인의 영향 외에도 개인의 신체상태, 영양, 내분비 호르몬 등에 의해서 개인의 생물학적 상태가 다를 수 있는데, 개인에 따라 서로 다른 생물학적 변화가 성격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1963년에 Thomas 등은 갓 태어난 아이들을 생후 1년간 면밀하게 관찰하여 기질이 순한 아이, 까다로운 아이, 느린 아이 등으로 구분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유아의 기질이 출생시부터 비교적 선명하게 식별되고, 나아가 성격형성의 유전적 측면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유전 및 생물학적인 요인이 성격과 관련이 있을지라도, 그 영향은 부분적이라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즉, 다음에 이야기하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2) 환경적 요인
인간은 태내의 수정체일 때부터 끊임없이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일단 출생하면 태내 환경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환경자극을 받는다. ‘태교’가 임신 중 중요한 것도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유전 및 생물학적 요인이 기초가 되더라도 환경자극은 개인의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다. 즉, 부모 또는 양육자가 어떤 양육방식을 취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가 출생 이후 부모와의 관계로부터 어느 정도 성격이 형성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성장하면서 교사나 형제, 또래들의 영향이 아이의 성격형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한 사람의 성격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또는 직업을 통해서 변화될 수 있으며 평생을 거쳐 변화되고 수정된다고 할 수 있다.
 
3. 성격형성에 방해가 되는 것들?
우리는 흔히 아동기가 성격형성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이 시기는 한 아이가 가지고 있는 유전 및 생물학적인 요인과 환경이 서로 활발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이전까지 자신이 배운 다양한 기술과 능력들을 가지고 또래나 교사, 형제, 부모 등과 다양한 관계 속에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경험을 하면서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에 적응해 나아가게 된다. 이 시기에 아이가 가진 생물학적인 문제나 부정적인 환경들은 성격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아동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주는 문제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DHD)
ADHD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한 아동기 정신질환이다. 이 질환은 부주의, 과잉행동 및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며, 전체 학령기 아동 중 3~5% 정도의 높은 유병률을 가지는 신경발달학적 질환이다.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 등이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ADHD 아동들은 증상으로 인해 집이나 학교에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자리에 앉아도 안절부절 못하며, 항상 지나치게 많이 움직이고 부산하다. 지시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주의가 산만하여 지적을 받는 일이 잦으며, 사소한 자극에도 폭발적으로 반응하며, 충동성이나 기다리지 못하여 또래관계에서도 소외되거나, 학습 문제와 같은 다양한 심리적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까지 지속되기도 하는데, 일부 연구에서는 ADHD 아동의 50~80% 정도는 성인기에도 문제가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결국에는 ADHD가 가지는 증상으로 인해서 가정이나 학교에서 부적응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스스로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고, 주변에 대해서 공격적이거나 반항적인 경우가 흔히 동반되어 아동이 건강한 성격을 형성하는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일부 심한 ADHD 아동의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반사회적 인격장애나 물질 남용과 같은 다양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2) 게임 중독, 집단 따돌림, 학교 폭력 등의 부정적인 환경
앞서도 언급하였지만, 아동이 성격을 형성하는데 있어 좋은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과 컴퓨터가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이제는 ‘내 손안의 PC’라는 광고 문구처럼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는 생활 깊이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이 아직 자기 조절이 완전하지 않은 아동들에게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며 모험을 즐기기보다는 학원에서 공부를 해야 하며, 아이들의 놀이는 PC방에서 혹은 집에서 서로 게임을 하는 것이 그들의 놀이문화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외래를 방문한 아이는 놀이터에 가면 친구가 없기 때문에 게임을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온라인상에서 채팅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대신하고 있으며 굳이 친구를 만나러 나갈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이는 그 아이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낮에는 학원을 다니고, 밤이 되어서야 쉴 수 있는데, 이때 할 수 있는 놀이가 결국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채팅 등이 전부이다. 물론 놀이문화의 일부로서 게임이 순기능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조절 기능이 약한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에는 자칫 게임 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다. 게임 중독은 자신을 둘러싼 현실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더 나아가서는 또래관계나 부모와의 단절을 야기하게 되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잃게 되며, 환경에 맞춰 스스로를 조절하고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야기하게 된다. 특히, 폭력성이 강한 게임에 중독되는 경우 공격성이 높아지며 자극에 취약해지는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요즘 화제가 되는 학교 폭력 문제 또한 아동이 세상에 대한 신뢰나 또래들과의 긍정적인 경험을 쌓는데 어려움을 유발한다. 학교는 지식을 습득하는 장소일 뿐 아니라 사회로 나가기 전에 자기정체감을 형성하고, 구성원으로서 기능을 배우는 작은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 등은 피해자뿐 만이 아니라, 가해자 심지어는 그 상황을 바라보는 제3자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거나 학교 폭력에 희생이 된 아동 청소년들은 불안장애를 비롯한 적응장애나 우울증, 심한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다양한 정신 질환에 노출되게 되며, 타인에 대한 불신감, 더 나아가서는 사회에 대한 불신감 등으로 발전하여 결국에는 자신이 폭력의 가해자가 되기도 하며, 반사회적인 인격이 나타나기도 한다.
 
4. 나의 성격은 건강한가?
좋은 성격 혹은 건강한 성격은 사람이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느끼고, 평화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고, 환경에 적응하고, 성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밑바탕이 된다.
그렇다면 건강한 성격이란 어떤 성격을 말하는 것인가? 굳이 정의하지 않아도, 우리는 밝은 성격을 가진 사람과 함께 있으면 함께 기분이 좋아지고, 편안해진다. 지금까지 수많은 학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건강한 성격’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고 있으며, 이것만 모아도 한 권의 책이 나올 정도로 그 종류가 많다. 그 중에서도 비교적 많이 알려진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2) 자신과 타인의 강점과 약점을 관대하게 수용하며
(3) 자신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4)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며
(5) 마지막으로 새로운 목표와 새로운 경험을 항상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성격’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가 이러한 기준에 ‘예’가 많다면 건강한 성격이라고 할 수가 있다.
 
5. 건강한 성격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정신치료에서는 한 사람의 성격은 일생을 통해서 변화된다고 생각한다. 즉, 기존에 형성된 성격이라 할지라도, 처해있는 상황이나 동기에 의해서 얼마든지 변할 수가 있다.
사고의 유연성(flexibility)이라는 정신과 용어가 있다. 물론 이 유연성이라는 말은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는 말이다. 만약 우리가 넓은 바다에서 배를 움직인다고 생각을 해보자. 우리는 날씨나 바람, 파도의 높이와 같은 다양하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배가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게 배를 조작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해놓은 법칙은 의미가 없으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연’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 사고의 유연성도 바로 그런 의미의 유연성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요구들에 대해서 자기 자신이 가진 생각을 언제나 변화시킬 준비가 되어야만 한다. 어떤 상황에서는 옳은 생각이고 적절한 반응이라 할 지라도 또 다른 상황에서는 그것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내 생각이 옳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도 옳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내가 가진 단점이 때로는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장점이 때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차이를 인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건강한 성격을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