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소아 난치성 알레르기 질환 방치하면 천식발병 위험...면역치료 고려해야
-천식과 비염은 한뿌리 형제 질환
-알러지항원 투입, 차단항체 생겨 몸의 체질변화
-5년간 100명의 환자 추적한 연구 결과, 80-90% 치료효과 경험
글: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천식·알러지센터장 김창근 교수
#중학교 1학년 진선(여/13)이는 가을 환절기가 되면서 심해진 콧물, 재채기, 코막힘을 주체할 수 없다. 9살 때 진단받은 알레르기 비염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침도 심하고 숨쉬기가 답답해 병원을 찾아 검사해보니 천식까지 발병했다고 진단을 받았다.
한창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해야 할 나이에 알러지성 비염 콧물, 코막힘, 두통 등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좀더 어린 나이에서는 한참 커야 할 시기에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더욱이 시간에 쫓겨 비염을 방치하다 보면 위 사례와 같이 천식이 발병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처럼 천식과 비염은 한 뿌리의 형제 질환이다.
이러한 소아에서 발생하는 알러지 질환은 적극적 치료법인 면역치료를 고려해봐야한다. 알러지 주입치료 , 즉 면역 요법은 비염이나 천식환자에게 원인이 확실한 알러지 항원을 지속적으로 반복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이는 회피요법이나 대중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알러지성 호흡기 질환인 비염 , 천식의 중요한 치료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면역치료를 시작하면 알러지 항원에 대한 차단항체라는 물질이 생기고, 알러지 특이 항체는 감소하여 T 세포 사이토카인 균형을 변화 시킴으로서 Th2 에서 Th1 으로 이동이 일어난다. 위는 면역요법이 어떻게 우리 몸의 체질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과학적으로 검증된 기전들이다.
필자가 일하는 천식∙알러지 센터에서 면역 치료한 100여명의 환자를 3-5년 추적관찰한 결과 치료효과가 80-90 %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러지를 유발하는 주요염증세포인 호산구에도 영향을 미쳐 비강이나 기도내 호산구를 의미있게 감소 시켜 증상이 호전됐다. 또한 피부반응 검사에서 나타나는 항원 반응도도 감소하였는데 이 효과는 집 진드기에서 크게 나타났다. 치료효과가 초목, 수목, 잡풀 등의 계절성 알러지나 진드기 등 통년성 알러지에 모두 효과적이지만 소아청소년에서는 진드기에 대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현재 미국 FDA 를 통해 효과가 검증된 면역치료제는 비염과 천식에 쓰는 주사 치료이며 비염에서 시도되는 먹는 설하 면역치료도 임상시험중에 있어 조만간 미국 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또 유전자 재조합 면역 치료제도 개발 중에 있어 앞으로 더욱 면역치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최근 연수를 다녀온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다양한 프로토콜로 기간과 용량을 달리하여 시도하는 면역치료의 과정을 보며 난치성 알러지성 호흡기 질환의 미래는 면역 치료에 해법이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콧물, 코막힘, 두통 등 비염증상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하는 부모들, 잦은 감기와 천식 증상으로 성장장애를 겪는 어린이들이 자유로워 질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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