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도 약이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
의식주(衣食住) 중 우리 몸에 가장 가까운 것이 食 ‘음식’일 것이다. 음식은 인체 내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음식은 입으로 들어가서 소화관을 거치면서 흡수되고, 흡수된 영양소는 변화되어 인체의 구성성분이 되고 살아가는 에너지로도 활용된다. 음식은 모자라도 안되지만 넘쳐서도 안 된다. 또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중요해서 잘 못 먹으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행하게도 우리나라 전통음식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은 건강식이다. 한식은 조리과정에 기름을 적게 사용하고 쌀을 주식으로 육류를 부식으로 하기 때문에 저지방식이다. 특히 대표적인 전통음식인 김치는 칼로리가 낮은 발효식품으로 몸에 좋은 유산균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게다가 한국인의 반찬은 주로 여러가지의 녹황색 채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미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하루에 5가지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먹자’는 ‘Five A Day’ 운동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미국에서 이 캠페인이 시작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다섯 가지 컬러 이상의 음식을 골고루 먹어온 셈이다.
우리나라 음식에도 단점은 있다. 한민족은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먹는 유일한 민족이다. 이러한 맵고 짠 식습관 때문에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위암이 가장 많이 생기는 국가 중 하나이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식품은 쌀이다. 그런데 흰쌀은 도정과정에서 영양소가 대부분 제거된 식품이다. 백미는 도정과정에서 부드러워지기는 하지만 현미피와 배아(쌀눈)가 없어지면서 쌀의 에너지가 체내에서 사용되는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필수지방산, 섬유질 등의 영양소가 소실되고 칼로리만 남게 되어 흡수되면 혈당을 짧은 시간 안에 상승시킨다. 건강을 위해서는 도정이 덜 된 쌀과 한 줌의 잡곡이나 콩류를 섞어서 먹는 것이 좋다.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은 암과 뇌졸중, 심장병이다. 이들은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다. 심장병, 뇌졸중의 원인인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은 특히 오랫동안의 식습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어떠한 식습관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까?
대한가정의학회는 건강식탁을 위한 일곱 가지 필수사항을 다음과 같이 권장하고 있다.
첫째,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균형 있게 먹는다.
둘째, 적당량을 먹고 정상체중을 유지한다.
셋째,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하루 5접시 이상 먹는다.
넷째, 몸에 좋은 지방을 먹는다. 다섯째, 몸에 좋은 탄수화물을 먹는다.
여섯째, 가급적 싱겁게 먹고 가공식품, 탄 음식, 설탕을 멀리한다.
마지막으로 일곱번째, 제철의 싱싱한 먹거리를 이용하여 위생적으로 조리한 것을 먹는다.
별로 새로울 것도 어려울 것도 없다. 조상 대대로의 밥상인 한식을 기본으로 하되 덜 자극적이게 먹고 가공식품 대신 자연식품을 사용하면 된다. 한국인의 전통밥상만 지킨다면 저절로 지켜지는 규칙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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