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치매 발병, 증상 달라 ‘주의’
-조기 발병 치매 환자 '치매 증상 달라, 진단 늦어져'
-40~50대 의심 증상 발생 시 정밀치매 검사받아야
젊은 나이에 치매가 발병할 경우,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렸을 때와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박희경 교수가 한국의 31개 치매 전문 진료기관으로 이뤄진 노인성치매임상연구센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전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환자(이하 조기 발병 치매)가 65세 이후 치매 발병(이하 후기 발병 치매) 환자보다 전두엽 실행능력과 시공간 구성능력, 시각 기억능력이 더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두엽 실행기능은 인간의 가장 고위 기능과 관련된 부분으로서 어떤 일을 할 때 동기 부여나, 계획하고 실제 실행에 옮기는 복합적인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가정주부라면 김장을 하거나 제사를 모시는 일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시공간 구성능력이 저하되면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해지거나 낯선 곳에 가면 길을 잃을 경우도 생긴다.
후기 발병 치매는 기억력 저하가 가장 중요한 증상 중에 하나로, 조기 발병 치매와 인지 기능 저하의 양상이 달라 진단이 늦어지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조기 발병 치매 환자는 ‘무감동’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무감동 증상은 우울한 것과 혼동되기 쉽지만, 주위의 상황 변화에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환자를 돌보는 입장에선 가장 힘들어하는 현상 중 하나다. 인지 기능이 저하될수록 더 심해졌다.
이에 반해, 후기 발병 치매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보다 망상, 환각이 더 흔하게 관찰됐다. 이러한 행동 증상의 차이는 치매 유전자로 알려진 APOE e4의 존재 여부에 따라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치매 증상 차이가 유전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이 연구에서 전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2,697명 중 약 20%(616명)가 조기 발병 치매 환자였다. 조기 발병 치매 환자 중 60~64세(51.3%)가 31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50대에 발병하는 경우도 259명(42%), 40대 41명(6.7%)이 발생했다.
박희경 교수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 일반인들도 조기 발병 치매 증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 50대에는 치매가 발병하기 젊은 나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고, 후기 발병 치매와 달리 기억력 저하가 병의 경과 중에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병원에 늦게 방문함으로써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다"며 "40~50대의 젊은 나이라도 치매의 가족력이 있거나 위와 같은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되면 꼭 치매 전문 진료기관에 방문하여 MRI 검사, 인지기능검사, 유전자 검사를 포함한 정밀한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또한 "사회적으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50대에도 치매가 발생하며 50대에 발병하는 치매는 개인 및 사회적 부담이 높아지게 된다. 예를 들어, 50대인 회사의 임원 또는 공무원이 치매를 앓는다면, 그 환자가 책임지고 있던 사회의 손실은 막대할 것이다. 가정에서도 20대의 자녀가 간병 부담을 맡게 된다면 사회생활의 진출 역시 불가능해질 것이다. 따라서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하고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시작함으로써 환자와 가족의 부양 부담을 줄이는 것은 개인적 삶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 이에 대한 정책입안자들의 정책적인 고려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근호에 게재됐다.
글: 홍보팀 송낙중 (학교법인 인제학원 경영기획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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