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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건강정보] 당 조절이 안 되고 복통 있다면 ‘췌장암’ 의심을

백병원이야기 2021. 2. 3. 09:41

[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당 조절이 안 되고 복통 있다면 ‘췌장암’ 의심을

 

도움말: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박태영 교수,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외과,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윤병우 교수,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혜란 교수

 

 

 

● 췌장암의 증상과 위험인자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워 발견해도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2015년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의하면 췌장암은 인구 10만 명당 6,342명이 발생한다. 국내에서 8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원격 전이 상태에서 췌장암을 진단받은 환자 비율이 45.7%로, 이 경우 5년 생존율이 2.0%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10대 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아 ‘절망의 암’이라 불리기도 한다.

 

췌장암은 복통과 황달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또한 갑자기 생긴 당뇨병이나 당뇨병 환자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도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진 않다. 건강검진을 위해 시행한 복부 초음파 혹은 복부 컴퓨터 단층 촬영에서 발견되는 무증상의 췌장암도 있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췌장암을 진단하기는 어렵다. 

 

췌장암의 위험인자는 아직 정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지만, 흡연, 당뇨병, 만성췌장염, 60세 이상, 남성, 비만, 과도한 음주 등이 췌장암의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흡연은 현재까지 알려진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며, 당뇨병도 췌장암의 원인이자 결과일 수 있어 연관성이 있다. 만성췌장염 또한 췌장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만성췌장염 환자는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 췌장암의 진단

 

현재까지 췌장암의 선별검사로 확립된 검사가 없어 조기진단이 어려운 암이다. 췌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선택적으로 종양표지자, 복부 초음파, 복부 컴퓨터 단층 촬영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명확한 지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진단방법에는 ▲혈액검사 ▲복부 초음파 ▲CT ▲MRI ▲내시경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 ▲내시경 초음파 ▲PET 등이 사용된다. 

 

1) 혈액검사: 췌장암의 진단에 직접적으로 이용되는 혈액검사는 없지만, 췌장암이 췌장의 머리에 있는 경우 원위부 총담관을 침범하거나 압박하여 폐쇄성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 혈액검사에서 빌리루빈,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전달효소(AST), 알라닌 아미노전달효소(ALT), 알칼린 포스파타제(ALP), 감마 글루타밀전달효소(r-GT) 수치가 증가될 수 있다. 췌장암의 종양표지자로 알려진 혈청 탄수화물항원은 단독으로 췌장암 진단에는 제한적이고 영상검사에서 췌장암을 의심할 만한 췌장 종괴가 발견된 경우 감별진단에 중요한 정보로 사용된다.

 

2) 복부 초음파: 복부 초음파는 CT와 달리 조영제,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아 최근 건강검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검사자의 경험에 따른 의존도가 있고, 조기 췌장암의 경우 췌장의 병변을 놓칠 수 있으며, 췌장 꼬리 부분의 병변은 장내 공기로 인해 면밀할 평가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3) CT(컴퓨터 단층촬영): CT는 췌장암의 진단과 병기 평가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검사이다. 췌장암의 원발 병변의 크기와 주위 침윤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복강내 림프절 전이, 간 전이, 복막 전이 등 췌장암의 초기 확산 평가에 유용하다. 또한, 주간문맥, 총간동맥, 상장간막혈관, 복강동맥 등 주요 혈관 침윤을 파악할 수 있어 췌장암의 수술적 절제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CT는 췌장암의 임상적 병기 설정과 그에 따른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기본이 되는 검사이다.

 

4) MRI(자기공명영상): 췌장 고형 병변의 감별진단이 필요하여 추가 정보가 필요하거나 폐쇄성 황달이 있는 경우 담도 배액을 위한 치료 내시경 전에 췌관과 총담관의 삼차원 영상을 얻기 위해 시행할 수 있다. 

 

5) 내시경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 췌장암이 췌장 머리에 생기면 종괴의 총담관 침윤으로 폐쇄성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내시경적으로 접근하여 침윤된 총담관의 조직 혹은 세포를 채취해 조직학적 혹은 세포학적 진단을 시도할 수 있다. 또한, 췌장암에 의해 침윤되어 발생한 총담관 협착이 상방으로 내시경 역행성 담즙배액술이나 내시경 경비적 담즙배액술을 삽입하여 폐쇄성 황달을 호전시킬 수 있어 췌장암의 진단 및 대증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6) 내시경초음파: 종양에 의한 주요 간문맥이나 총간동맥의 직접적인 침범이나 전이성 림프절병증의 복강동맥, 총간동맥 침범 여부를 평가해 수술적 절제가능성을 판단한다. 또한, 선형 주사 내시경초음파는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세침 흡인검사가 가능해 췌장암 종괴나 전이성 임파선 종대의 조직 채취로 병리적 확진이 가능하다. 이는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췌장암의 경우 전신 항암요법과 방사선 치료요법을 고려하여 세포학적 확진이 필요할 때 사용된다.

 

7) PET(양전자 단층 촬영): PET은 췌장암의 원격전이를 평가하여 병기 설정에 표준화된 검사이고 췌장암 원발 병변 평가에도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박태영 교수는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워 완전한 치료가 어려운 암이지만, 항암제와 수술방법의 발달, 그리고 통증조절을 위한 다양한 완호요법이 개발되고 있어 치료 효과가 점점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췌장암 치료법

 

췌장암의 완치를 위해서는 근치적 수술 절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수술적 절제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1) 췌장 외 전이가 없으며 2) 상장간막정맥과 간문맥 연결 부위의 침윤이 없고 3) 복강동맥이나 상장간막동맥으로의 침범이 없으며 4) 췌장암 주변부 절제가 가능해야 한다. 이렇게 췌장암의 근치적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췌장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2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수술방법은 췌장의 머리 부분에 암이 있는 경우 ‘췌두부 십이지장 절제술’이나 ‘유문 보존 췌두부 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한다. 췌장 몸통이나 꼬리에 암이 있는 경우, ‘췌미부 절제술’을 시행하게 되며, 췌장 전반에 암이 있으면, 때에 따라 췌장 전체를 절제하는 ‘췌전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 후 합병증으로는 단기적으로 소화장애, 수술부위 문합부 누출, 출혈, 감염, 염증 및 설사 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당뇨 등의 내분비 기능 장애, 가스가 자주 차고 방귀가 자주 나오며 속이 부글거리는 등의 외분비 기능 장애, 체중감소 및 문합부 합병증으로 생기는 위궤양, 췌장관 및 담도관의 협착 등이 있다. 

 

췌장암 수술 후 사망률은 1~3%,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은 10~20%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수술 후에는 대개 보조항암요법을 시행해 췌장암의 미세 전이를 최대한 억제하게 된다. 

 

● 췌장암의 병기별 항암요법

 

췌장암은 다른 암과 달리 1기라도 항암 치료를 받게 된다. 또한, 3기는 수술이 가능한 경우와 수술이 처음부터 어려운 경우로 구분되고 치료가 다르다. 췌장암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증세가 발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려워 더욱 치명적이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항암제 개발 및 통증관리의 방법 등 암의 전이로 인한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시술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1) 1~2기, 3기(수술 가능)

1~2기는 국소 췌장암으로 수술적 절제가 용이해 수술을 먼저 하고, 수술 후 보조 항암 치료를 하게 된다. 

 

 

 

 

2) 3기(수술 불가한 국소 췌장암)

3기 췌장암 중 수술이 어려운 경우 먼저 선행항암요법을 하고 수술 후 보조 항암치료를 한다. 하지만 선행항암요법을 하더라도 췌장암이 악화하는 경우는 4기로 간주하여 수술이 어렵다.

 

 

 

 

 

 

 

 

3) 4기(전이성 췌장암)

4기는 췌장을 벗어난 장기에 침범하는 경우로 암의 전이로 인한 기능의 저하 혹은 상실을 최소화하고, 여명을 늘리기 위해서 항암치료만 하게 된다. 제일 처음 하는 항암을 ‘1차 항암 요법’, 이후 항암제가 바뀌는 경우 ‘2차 항암요법’, 또 바뀌면 ‘이후 항암 요법’이라 한다. 4기인 경우 항암치료를 바로 시작한다. 

 

 

 

 

 

1차 항암 요법은 두 가지가 있으며, GEMABRA (젬시타빈+납-파클리탁셀, 납=나노 알부민 입자) 혹은 FOLFIRINOX (플로우로우라실+이리노테칸+옥살리플라틴) 중에서 선택한다. 70세 이후의 고령이거나 일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경우 GEMABRA를 선호하게 된다. 항암 치료가 시작되면, 항암제 부작용 혹은 종양이 영상학적으로 악화되지 않았을 때까지 동일한 항암제가 투여되며, 위의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일어나면 후속 항암 치료제를 받게 된다. 

 

항암 치료의 목표는 1년 이상 재발 안하고 암의 합병증을 최대한 막아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 목표이다. 투여되는 항암제는 항상 가장 좋은 항암제를 가장 처음에, 그리고 가장 안전한 항암제를 쓴다. 후속 항암제들이 효과가 입증되면 1차 항암제로 자리 잡게 된다. 나노좀이리노테칸, 면역 항암제와 같은 후속 항암들이 속속 개발됨에 따라 재발해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췌장암 치료제의 임상시험들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윤병우 교수는 “다른 암보다 치료가 힘든 췌장암이지만 효과적인 항암제가 지속적으로 개발되어 치료의 효과도 좋아지고 무병생존기간, 평균생존률 모두 증가하고 있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받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췌장암 항암 치료 Q&A

 

Q 항암제의 부작용?

A 사람마다 항암제에 따른 부작용과 그 정도가 각각 다릅니다. 췌장암에서 사용하는 항암제는 세포 독성 항암제로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백혈구 감소증에 의한 염증, 입 근처가 허는 증상, 오심, 구토가 있으며,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습니다. 

 

Q 전이가 되면 어떤 증세가 나타나는가요?

A 전이가 어떠한 장기에 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복강신경총을 침범하는 경우 배와 등이 동시에 아플 수 있고, 간에 전이되어 담도를 막을 경우 황달 및 염증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평소와 증상이 다르면 빨리 병원을 내원할 것을 추천합니다. 

 

Q 4기인데 항암 치료를 안 받는 경우와 받는 경우 어떻게 다른가요?

A 4기인데, 항암 치료를 안 받게 되면 여명은 3~6개월이며, 1차 항암 치료를 받게 되면 여명이 10~12개월로 알려졌습니다. 항암 치료를 하면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항암 치료를 받지 않아서 중요한 장기의 부전, 특히 담도가 막혀서 담즙이 배출되지 않는 경우 세균이 담즙에 자라서 급성 패혈증으로 급사할 수 있으며, 십이지장 폐색을 일으키면 식사가 어려워 굶는 합병증, 복강신경총 전이 시 통증이 심각합니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 이러한 부작용을 막거나 지연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를 권합니다. 

 

 

● 췌장암의 통증 치료

췌장암은 초기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점차 명치나 배의 통증, 등이나 허리로 뻗치는 통증이 나타난다.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로 암세포가 줄어들면 통증도 같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아주 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렵고, 식사나 수면에도 지장이 있다. 이런 경우 주로 강력한 진통효과가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 통증을 조절한다.

 

복강신경총 치료는 췌장암의 통증과 관련된 배 안의 신경절(신경다발)에 마취제나 알코올을 주입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이다. 이가 썩어서 통증이 심할 때 치과에서 치근관의 신경 부분을 마취하고 긁어내는 것을 보통 신경치료라고 부르는데, 복강신경총 치료 시술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일차적으로는 신경차단술을 먼저 진행한다. 시술 시 C자 영상장치를 보면서 복강신경까지 긴 바늘을 넣어 마취제를 주사한다. 복부에 있는 다른 장기들을 상하지 않기 위해서, 환자분이 엎드린 자세를 취하면 등에서부터 비스듬히 주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주삿바늘이 들어가는 피부에는 국소마취를 하지만 진행과정에서 뻐근한 주사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복강신경총에 마취제가 들어갔을 때, 시술 전보다 통증이 많이 좋아지고 부작용이 거의 없으면, 2차로 신경파괴술을 계획하게 된다.

 

먼저 시행한 신경차단술의 마취효과는 짧으면 하루에서 길게는 몇 주까지 지속된다. 이후 마취가 풀리고 다시 통증이 나타나면 동일한 부위(복강신경총)에 마취제 주사 후 신경을 파괴하는 약물인 알코올을 주입해 더 긴 시간동안 진통효과를 볼 수 있게 한다. 신경 파괴 약물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시술 후 여섯 시간 정도 엎드린 자세를 유지해야 해 환자들이 시술 과정 중 가장 힘든 부분이다.

 

복강신경총의 위치가 깊고 대동맥이라는 큰 혈관 근처에 있어서 혈액검사에서 출혈 성향이 높은 경우나 다른 질환으로 항응고제 등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가 필요하다. 또한, 차단술이나 파괴술 후 일시적으로 저혈압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 시술 후 입원실에서 혈압 체크를 자주 하면서 필요하면 수액이나 승압제로 혈압을 조절한다. 배앓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드문 합병증이지만 마비, 출혈, 장기손상 등도 생길 수 있어 시술 전에  충분히 설명을 하고, 숙련된 시술자가 조심스럽게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