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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편지] 일산백병원 장기이식팀, 1박 2일 '생명 사랑' 여정

백병원이야기 2023. 12. 20. 14:13

[병상편지] 일산백병원 장기이식팀, 1박 2일 '생명 사랑' 여정
제주도에서 시작된 ‘장기 기증’의 희망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장기이식팀이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한 1박 2일의 여정을 펼쳤다.

환자 A씨는 알코올성 간경화 환자로, 투병 당시 간이식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A씨는 생체이식이 가능한 친인척이 없어, 뇌사자 간이식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기증자가 없어 모든 의료진이 애를 태우고 있었다. 상태가 더 심각해질 무렵 때마침 뇌사 장기기증자가 나타났다.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정성원 교수가 환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희망의 소식, 뇌사 장기기증자 등장

어려운 상황에서 마침내 A씨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뇌사자가 제주도에 있어, 적출 수술은 제주도에 시행해야 했다. 이식 수술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일산백병원. 의료진의 신속한 적출 수술과 함께 비행기를 통한 이송이 필수였다.

뇌사기증자에게서 적출된 간은 체외에서 오랫동안 있으면 수술 후 결과가 좋지 않다. 그래서 적출 수술과 이식수술에서 의료진들의 빠른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적출 수술이 이뤄지는 병원에서 이식수술이 이루어지는 병원까지 이송하는 과정 또한 매우 빠른 시간 내에 이뤄져야 한다.

이식받아야 하는 간이 제주도에 있기 때문에, 적출 수술 당일 악천우으로 비행기가 연착되거나 취소되면, 최악의 경우 이식수술을 포기해야 하는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A씨의 상태는 하루도 더 기다릴 수가 없을 정도로 나빠져 있었다. 

비행기의 이륙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지만, 적출팀은 비행기 탑승을 위해 오후 1시 공항으로 출발했다. 갑작스러운 강풍으로 인해 비행기가 1시간 연착되기는 했지만, 제주도에 도착해 적출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일산백병원 장기이식센터장(외과) 정성원 교수 수술 이미지


◆ 1박 2일의 여정 · 8시간의 수술, 새로운 생명의 시작

의료진은 안심할 수 없었다. 의료진은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을 맞추기 위해, 최대한 이동시간을 줄여야 했다. 공항-병원, 병원-공항 간에 앰블런스로 긴급히 이동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비행기, 공항을 빠져나가야 했기에 승무원의 협조가 절실했다. 

일산백병원 의료진은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들에게 SOS를 요청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른 승객들의 이해와 양보로 신속하게 의료진과 기증간은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의료진은 기증 수술이 이루어지는 병원으로 신속히 이동 후 기증 간의 상태가 양호한 것을 확인하고, 일산백병원 수술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식팀이 이식 수술을 시작했다.

A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친 협조의 결실이었다.

오후 10시에 일산으로 돌아온 이식팀의 장기 이식 수술은 7간에 걸쳐 이뤄졌다. 하루가 지난 새벽 3시, 간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의료진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돌리며, 이 어려운 여정에서도 모든 분야의 협조로 인해 새로운 생명이 다시 시작된 것을 확인했다.

일산백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인 외과 정성원 교수는 “장기이식은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받아, 한 생명을 살리는 기적 같은 일이다”라며 “이번 이식 수술을 위해 각 분야에서 협조해 준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산백병원 장기이식센터장(외과) 정성원 교수가 간 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환자의 손을 잡고 있다.

 


◆ 일산백병원, '간·신장· 각막' 장기이식팀 운영 "최고 수준 의료 제공"

현대의학의 꽃으로 불리는 장기이식 수술 중 고난도 영역인 ‘간이식 수술’ 은 미세수술을 포함해 외과 수술에 필요한 모든 테크닉이 필요할 정도로 까다롭고 어려운 수술이며, 병원의 모든 분야가 하나가 되어야만 수술이 가능하다.

간은 뇌사 기증자로부터 전체 간 또는 부분 간을 이식받거나 가족으로부터 부분 간이식을 받을 수 있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은 2006년 간이식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그 후 2005년 '뇌사판정대상자관리전문기관(HOPO)'으로 지정받아 뇌사자의 장기 이식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장기이식센터는 신장, 간장, 각막 등의 장기이식팀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전문가들이 협력해 환자들에게 최고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글: 일산백병원 홍보실 송낙중

 

일산백병원 장기이식팀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한 환자와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일산백병원 외과 전담간호사 염종묵· 정민정, 장기이식코디네이터 장혜연 간호사, 장기이식센터장 정성원 교수, 외과 전담간호사 이조은 간호사, 외과병동 김수현 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