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백병원 논문

생리통· 골반통 일으키는 '자궁내막증', 난소암 발병 위험도 4배 높다

백병원이야기 2024. 7. 26. 13:42

생리통· 골반통 일으키는 '자궁내막증', 난소암 발병 위험도 4배 높다

- 난소암 여성, 50만명 분석, "자궁내막증 여성, 난소암 발병 위험 4.2배 증가"
- 1형 난소암 7.5배 · 2형 난소암 2.7배 발병 위험 증가
- "생리통·만성골반통 잦거나, 월경 횟수 많다면 의심해봐야"
- "예방법·자가 진단법 없어, 증상 발생 시 조기진단 중요" 

 



자궁내막증이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난소암 발생 위험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난소나 난관 등 자궁이 아닌 곳에 위치해 염증을 일으킨다. 보통 극심한 생리통과 골반통이 나타난다. 30~40대 가임기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다.

미국의학학회지(JAMA)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자궁 내막증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보다 모든 유형의 난소암 위험이 4.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형 난소암 위험은 7.5배, 2형 난소암이 발생할 위험은 2.7배 더 높았다. 제1형 난소암은 초기 단계로, 성장 속도가 느리며 예후가 좋다. 반면 2형 난소암은 진행 속도가 빠르며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깊이 침윤성 자궁 내막증이 있는 여성은 난소암 위험이 9.7배 더 높았다. 깊이 침윤성 자궁 내막증은 조직이나 장기의 깊은 곳에서 발견되는 형태로 '초콜릿 낭종'으로 불린다. 

이번 연구는 1992~2019년 사이 난소암에 걸린 18~55세 미국 여성 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자궁내막증, '월경' 주요 원인 "30~40대 여성 잘병 위험 높아"  
 "생리통·만성골반통 잦거나, 월경 횟수 많다면 의심해봐야"

자궁내막증은 ‘월경’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젊은 여성 발병률이 높은 이유다. 월경할 때 자궁내막 조직과 생리혈이 자궁이 아닌 곳으로 역류해 발생한다. 자궁이 아닌 난소나 자궁인대, 방광, 장 등에 붙어 증식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른 장기의 주변 조직을 침범하고, 염증을 일으켜 출혈을 유발한다. 끈적한 분비물이 나와 장기와 장기 유착도 일으킨다. 아랫배 통증, 생리통, 만성골반통의 원인이 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자궁내막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상대적으로 마른 여성이 비만한 여성보다 ‘자궁내막증’ 발병 위험이 높다. 비만 여성이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전경철 교수는 “월경혈의 대부분은 질을 통해 배출되지만, 일부는 난관을 통해 역류해 복강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과정은 대부분의 여성에게 일어나는 보편적 현상이며, 대부분 자연적으로 제거된다”며 “하지만 일부 여성의 경우 이러한 월경혈이 제거되지 못해 자궁내막증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전경철 교수는 "평소와 다르게 생리통이나 골반통이 심해졌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출산 경험이 없는 30~40대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다. 특히 월경 횟수가 많거나, 생리를 자주 반복하는 여성이라면 더 위험하다. 

 

[사진] 전경철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자궁내막증에 관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자궁내막증 완치 불가 · 자궁내막증 수술 후 40~75% 재발
"예방법·자가 진단법 없어, 증상 발생 시 조기진단 중요" 

자궁내막증 완치는 불가능하다. 자궁내막증 치료는 통증은 줄이고, 치료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임신을 원하는 경우 난임 치료를 목표로 한다. 

자궁내막증 치료는 환자 상황에 따라 내과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복합적인 치료방법을 쓴다. 통증을 동반한 자궁내막증은 내과적 약물 치료가 효과적이다. 약물 치료제로는 경구피임약이나 호르몬의 일종인 프로게스토겐이나 디에노게스트,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 등을 사용한다. 

약물 치료 효과가 없거나 약물 치료를 할 수 없는 환자는 수술로 병변을 제거한다. 자궁내막증 원인을 제거하고, 장 유착도 복원한다. 자궁내막증의 원인이 되는 자궁이나 난관, 난소 등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도 할 수 있다. 심한 통증 환자는 통증 치료를 위해 특수 치료로 전천골 신경 절제술, 자궁천골인대 절단술도 시행한다. 

 



자궁내막증은 재발률도 높다. 첫 수술 후 40~75% 환자가 5~6년 이내에 재발한다. 그중 27%는 평생 세 번 이상 수술을 받는다는 보고도 있다. 그래서 수술 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재발을 막기 위한 약물로는 ‘디에노게스트’를 사용한다. 이 약물은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황체호르몬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 디에노게스트의 자궁내막증 환자의 골반 통증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전경철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예방법이 없고, 자가 진단하기 쉽지 않아 생리통과 증상이 있을 때 산부인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며 “자궁내막증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한 약물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일산백병원 홍보실 송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