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에 대한 편견과 이해
마취란 무엇인가?
나도 마취과 의사가 되기 전에는 수술을 위해 잠시 스르르 잠들었다 깨는 것으로 이해하였고 지금 일반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긴 인류 질병의 역사만큼 해부학적 지식과 수술기법이 발전함에 따라 수술통증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마취방법도 함께 변화하여 왔다.
주사제의 정맥 내 투여와 마취제를 증발시켜 흡입시키는 다양한 방법이 도입되었다. 일반적으로 전신마취란 수술하는 동안 의식이 없고,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반사기능을 차단하고 근육을 이완시켜 수술을 편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수술 전부터 마취과 의사는 의학적 견지에서 환자를 파악하고 수술 중에는 수술로 인한 변화 뿐 아니라 다른 원인으로 인한 변화에도 대처하여 최선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하며 수술 후에는 환자를 회복실로 옮긴 후에도 의식의 정도, 심혈관계의 변화, 호흡상태, 출혈, 체온의 변화 그리고 운동 기능 등을 조사한 후 마취 회복이 이루어져 병실로 이송할 때까지 환자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 중 환자가 위급해지는 경우 치료는 마취과 의사의 판단 하에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마취의 위험도 평가는 특히 오늘날처럼 수술 종류가 다양화되고 고령인구가 증가되는 상황에서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위험도 평가는 주로 합병증과 사망률의 발생빈도에 주로 의존하게 된다.
수술실에서의 환자의 사망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마취와 약제에 의한 경우, 수술 중의 출혈 혹은 환자 자체의 질병으로 인한 원인 등이 단독 혹은 서로 연관되어 일어난다.
특히 수술위험도를 평가하기 전 마취과 의사는 환자의 신체등급분류를 결정하여 수술위험도를 저하시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외과적 요소로는 수술의 복잡성, 응급 수술여부, 외과의사의 기술과 숙련도, 수술시간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환자 연령이 1세 이하거나 75세 이상, 남성, 흡연경력, 심장이나 허혈성 심장병을 가진 경우도 위험성은 증가한다.
마취와 관련된 합병증의 발생빈도는 750수술 예 중 1예로 대부분이 경미하고 치료될 수 있는 것들이다. 전적으로 마취 중 혹은 24시간 내에 사망은 13,000명 중 한명 정도이나 혼수상태는 8,000-10,000수술 예 당 1건 정도 발생한다. 지난 수 십년 동안 마취와 연관된 위험도는 현저히 감소하였고 마취에 전적으로 연관된 사망은 아주 드물게 되었다.
그러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회복시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회복 시 문제가 없으리라고 안심할 수 없다. 마취로부터의 적절한 회복이 되었는지를 판단하기위해서 시술받은 수술종류와 부위, 환자의 상태에 차이가 있으므로 환자 개인마다 적당한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
수술시 출혈이나 환자의 이전의 내과적 문제가 회복초기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나 마취에 사용된 약제와 처치의 생리학적 이상반응의 결과일 수도 있는 것이다. 흔히 이 시기에 문제가 되는 것들로는 심장허혈, 과다출혈, 각성지연, 심장부정맥, 지속적 근육이완, 호흡부전과 기도흡인과 부종 등의 상기도문제로 인한 기관내 튜브의 발관실패, 중추신경계이상으로 인한 의식과 지남력의 저하 등 매우 다양하다.
수많은 환자가 수술을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은 모든 의사와 환자가 소망하는 바지만 수많은 환자의 마취와 통증치료를 하다보면 원치 않는 상황에 마주치게 되고 그때마다 극복하기위해 의학적 지식과 조언 외에도 기도하며 울먹인 것이 몇 번인지 모르겠다.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을 결정하기 전 외과의사 뿐 아니라 마취과 의사와도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신체 상태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수술과정과 관련되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전문화된 개인의원 등에서는 환자의 수술 중 후 혈압, 맥박, 맥박산소계측기 등 기본적 모니터 장치를 반드시 갖추어 환자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여야 할 것이며 대처하기 힘든 변화가 생겼을 경우 환자를 즉시 2차 3차 의료기관에 자문 및 이송할 수 있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미리 점검하여 환자의 귀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서울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조교수 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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