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백병원 명의

[명의를 만나다] 대한민국 뇌수술 분야의 개척자, 신경외과 이채혁 교수

백병원이야기 2021. 6. 22. 08:28

[명의를 만나다] 대한민국 뇌수술 분야의 개척자,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이채혁 교수

 

20년 전만해도 신경외과 외래는 외상환자, 기생충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시대가 바뀌어,요즈음은 노인 인구의 증가로 뇌종양, 뇌혈관 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이채혁 교수는 신경외과 과목 중 주로 뇌종양과 뇌혈관질환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주요 보직을 사양한 채 지난 25년간 오직 환자 진료와 수술, 그리고 전공의 교육만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이채혁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백병원에서 1995년 진료를 시작했다. 베테랑 교수임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진료에 있어 시종일관 겸손한 자세가 몸이 배어 있었다. 오늘도 그는 진료와 수술만을 위해 묵묵히 정도(正道)를 걷고 있다.

 

 

대한민국 신경외과 분야의 개척자, 이채혁 교수

 

이채혁 교수가 의과대학을 다닐 당시만 하더라도 뇌를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은 CT촬영이 유일했다. 뇌에 대한 호기심과 연구 의지로 충만해 있었던 젊은 시절의 이채혁 교수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로 향한다. 미국에서 치열한 연구를 마친 후 스승인 황충진 교수와 함께 ‘감마나이프’ 수술기법을 한국 최초로 도입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1999년 노발리스 방사선 수술 기계 역시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채혁 교수는 “일산백병원 신경외과는 우리나라 뇌수술 분야에 있어 ‘개척병원’ 역할을 꾸준히 해왔다”며 “일산백병원의 뇌수술 분야는 유명 대형병원 못지않은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통해 환자회복을 돕고 있다”고 확신했다. 

 

신경외과는 종양, 혈관질환, 척추, 신경기능, 방사선 수술, 외상 등으로 분야가 나뉘는데, 이채혁 교수의 전공은 종양과 혈관질환이다. 혈관질환은 발병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뇌종양은 완치가 힘들기 때문에 평생동안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때문에 처음 이채혁 교수에게 진료를 시작한 환자는 오랜 시간 그에게 의지하며 수술 및 진료를 위해 일산백병원에 꾸준히 내원하게 된다.

 

이채혁 교수는 “환자 역시 사람이고 의사 역시 사람이기에, 의사가 먼저 인간적이고 진솔한 면을 보여준다면 환자도 주치의를 잘 이해할 뿐만 아니라 진료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환자와 대화를 길게 나누는 편이고, 때문에 진료시간이 훌쩍 지나가 끼니를 거르게 되는 일도 종종 생긴다며 멋쩍게 웃는다.

 

 

뇌를 다루는 집중의 12시간 & 나와 동료를 위한 건강관리 ‘마라톤’

 

외래진료 일정도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이채혁 교수는 많은 시간을 수술방에서 보낸다. 수술건수도 많지만, 신경외과 수술은 인간의 가장 예민하고 어려운 부분인 ‘뇌’를 다루다보니 당연히 수술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한번 수술을 집도할 때마다 6~12시간씩 수술실에 서 있다보니 끼니를 거르거나 물을 먹지 못한다거나 화장실을 가지 않는 것 등에 이미 익숙하다. 이처럼 바쁜 병원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채혁 교수는 틈틈이 개인시간을 내서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 매년 필리핀 해외무료진료 등 의료봉사활동도 빠지지 않고 있다.

 

이채혁 교수의 마라톤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직원들과 함께 마라톤동호회(백마사)를 꾸려 매년 2차례 마라톤에 출전하고 있으며, 대회를 앞두고는 일산호수공원, 고양운동장 등에서 매일 연습을 한다. 정년퇴임이 조금씩 다가오는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매일 조금씩이라도 뛰는 것이 젊음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내 가족을 치료하는 것처럼‥‥, 환자도 또 하나의 가족이다!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는 환자가 나의 형제, 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건네는 말 한마디가 종종 약보다 더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의사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에 이채혁 교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환자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의사”라고 말한다. 100%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지만, 자신을 믿고 찾아주는 환자 한명 한명이 내 가족이라 생각을 하면 진료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그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