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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를 만나다] 만성콩팥병 치료 명의, 신장내과 한상엽 교수

백병원이야기 2021. 7. 20. 08:29

[명의를 만나다] 만성콩팥병 치료 명의, 일산백병원 신장내과 한상엽 교수

 

콩팥은 강낭콩 모양으로 허리뼈 양쪽 뒤에 각각 1개씩 2개가 있다. 양쪽 다 합해도 300g 정도로 주먹크기의 작은 장기이지만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20~25%, 하루 200리터의 혈액을 걸러주는 ‘생명의 필터’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신장학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도시 거주 성인의 13.8%, 성인의 10명중 1명이 만성콩팥병을 가지고 있을만큼 유병율이 높지만, ‘침묵의 병’인 만성콩팥병은 콩팥의 기능이 20%로 떨어질 때까지도 별다른 이상 신호를 보내지 않아 심각한 상태가 돼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산백병원 신장내과 한상엽 교수는 하루라도 게을리 할 수 없는 만성콩팥병을 치료하기 위해 휴일에도 회진을 돌며 환자와 소통하고, 환자 개별 상태에 따른 체계적인 맞춤진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투석환자들이 신기능을 회복하거나 이식받고 정상생활을 하는 그날까지…, 한상엽 교수의 특별한 열정은 계속된다.

 

 

투석환자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열정, 신장내과 전문의로서의 자부심

 

내과전공의 시절, 투석환자에게서 다양한 질환이 발병하는 것을 보면서, 특히 신장이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핵심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신장내과를 선택하게 됐다는 한상엽 교수는 “콩팥은 매일 우리 몸속 200리터(대형 정수기물통 10개 분량)의 혈액을 정화하는 중요한 장기이지만 평소에 증상이 없어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이 돼서야 병원을 찾는다”며 안타까워 한다. 또한 “만성콩팥병은 사회가 고령화되고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고, 장기적인 치료에 부담을 느껴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과 조기발견 및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냐는 물음에 한상엽 교수는 치료하면서 안타까움이 컸던 환자들은 여전히 가슴 한켠에 남아 있다고 한다. 만성신부전으로 투석하다 이식 준비 중에 뇌출혈로 사망한 39세 남자환자, 임신중독증으로 인한 의식소실과 급성신부전으로 내원해서 투석치료 후 호전되어 퇴원하였으나 추적관찰이 되지 않다가 결국 만성신부전으로 투석받는 산모, 신증후출혈열로 입원하여 거의 사망 직전에서 회복되었으나 합병증으로 결국 젊은 나이에 한쪽다리를 절단한 군인…. 이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탓일까, 한상엽 교수는 기초연구(당뇨병성 신증의 병인과 관련해서 세포실험과 동물실험 등 기초연구)에서 환자와 관련있는 임상연구 쪽으로 연구방향을 변경하였으며, 특히 식이관련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 

 

SCI급 논문만 40여 편을 발표했으며, 2006년에는 신장학 분야의 최고 저널인 미국 신장학회지(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알도스테론 차단제가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논문이 등재되기도 했다.

 

 

콩팥을 쉬게 해줘라‥개인별 콩팥기능에 따른 맞춤형 식단 필요 

 

‘콩팥에 좋은 음식은 무엇이냐?’는 환자들의 질문에 “콩팥에 좋은 음식은 없다”며 “음식을 적게 먹어서 콩팥을 쉬게 해줘라”고 대답한다. 한상엽 교수는 매스컴에서 콩팥에 좋은 음식이라며, 환자의 개별적인 콩팥 기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음식들이 여과없이 방송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한다. 신장이 남아있는 정도에 따라 식사하는 방법은 달라져야 한다. 콩팥기능이 30% 정도가 되는 경우에는 칼륨 배설이 어렵기 때문에, 칼륨의 농도를 고려하지 않은 식단은 심한 경우 부정맥이 오면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일산백병원 신장내과의 1년 365일 오전/오후 하루도 쉬지않은 휴일회진 시스템

 

한상엽 교수가 일년 중 가장 긴장하는 날은 추석이다. 보통 추석을 전후로 투석받던 환자들이, 넘쳐나는 각종 음식과 과일들로 인하여 칼륨의 농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일산백병원 신장내과팀은 ‘1년 365일 오전/오후 하루도 쉬지않은 휴일회진’이라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는 환자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또한 콩팥환자 권고안과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처방을 하고 있다. 이렇듯 신장내과팀은 늘 환자에게 관심을 갖고 대화하며, 그 정보를 공유하고, 다음 치료계획에 모두가 참여한다.

 

신장이식 대기자 숫자는 급속도록 늘어가는데 공여자는 많지 않고 인공장비의 부족으로 제대로된 치료를 못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때문에 병의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을 잡는 것은 신장병의 진행을 막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한상엽 교수는 수시로 환자들의 혈압을 직접 체크하고 있다.

 

한상엽 교수는 ‘환자와 의사는 같은 배에 탄 동반자’라고 이야기하며, 항상 환자와 눈높이를 맞추고, 직접 대화하며, 개인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성실하고 세심하게 적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바로 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의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