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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건강정보] 지긋지긋한 축농증 해결하기

백병원이야기 2022. 4. 29. 09:38

지긋지긋한 축농증 해결하기 (만성 축농증 완치법)

 

글: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최익수 교수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최익수 교수

축농증(蓄膿症)이란 코 주위 얼굴과 머리뼈 속에 공기가 차있는 4쌍의 부비동이라는 신체 부위에 염증으로 인해 화농성 콧물이 고여있거나 점막이 병적으로 부어있는 질환으로 의학적으로 부비동염(또는 비부비동염)이라 부르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만성 축농증은 처음에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시작되어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한번쯤 의심해야 하는 질환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성 축농증이 있는 사람이 1년 내내 증상이 지속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자신이 만성 축농증이 있다고 의심하지 않고 다만 감기가 오래 간다고 생각을 하고 병을 간과하고 이것이 점점 누적되어 더욱 악화되고 만성화되고 나서야 병원을 방문하여 병을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

 

만성 축농증이라고 해서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축농증으로 인해 눈이나 뇌로 염증이 확산되어 농양이 생긴다든지 하는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축농증으로 인해 콧속에 물혹이 생겨 코막힘이 지속되고, 약물 치료로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너무 자주 증상이 생겨 오랫동안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축농증으로 인해 누런 콧물이나 코가 뒤로 넘어가는 증상, 권태감, 두통, 안면통, 그리고 코막힘 등의 증상은 신체적 고통 뿐 만 아니라, 현대와 같은 지식 사회에서 공부와 일에 대한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대인 관계에 불편 등과 같은 사회 생활에 지장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수술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수술로도 완치가 어렵다는 선입견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진료실에서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축농증 수술을 받은 사람들에게 매우 재발이 잦았기 때문에 축농증은 수술로도 잘 완치가 되지 않는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후 축농증의 내시경 수술이 국내에서도 보편화되면서 만성 축농증 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축농증은 수술로도 잘 치료가 되지 않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수술법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축농증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크게 두가지 요인에 기인할 수 있다.

 

첫째는 완전한 수술을 받지 못한 경우이다. 내시경 수술 도입 초기에 수술 범위를 매우 제한적으로 선정하여 수술 이후 재발이 잦았으며, 또한 뼈속의 염증 뿌리는 그대로 둔 채 단순히 콧속의 물혹 만을 제거한 수술을 환자 자신이 완치 수술을 받은 것으로 오인하는 것이 이러한 경우이다. 현재의 수술은 가급적 전신마취를 시행하여 수술 중 환자의 통증을 최소화하고 이로써 뼈속의 염증을 매우 광범위하게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으로 해결되고 있다.

 

둘째는 수술 후 치료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한다. 축농증 수술은 맹장염이나 편도 수술처럼 장기 자체를 제거하는 수술이 아닌 염증을 제거하고 장기 자체의 기능이 정상화되도록 하는 수술이다. 그러므로 부비동이 수술 후 원래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비동 점막에 섬모라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털이 건강하게 움직여 외부의 세균이나 유해 물질에 대해 저항하는 힘이 생겨야 하는 데, 이렇게 되기까지 수술 후 약 1년 반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축농증 수술에서 수술 후 치료는 수술과 같은 중요한 치유과정이 된다. 이 시간 동안 환자는 끈기가 필요하고 의사는 정성으로 수술 부위 치료와 관리를 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만성 축농증은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반드시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완전히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 둘째 수술 후 1년 6개월 간의 꾸준한 수술 후 치료이다.


만약 이 두가지 조건을 이행할 끈기와 마음가짐을 가지고 정성으로 치료해 줄 수 있는 의사를 만난다면 축농증의 고통과 성가심에서 벗어 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많은 사람이 이런 마음 가짐 없이 축농증의 치료에 대해 “왕도”를 찾기만 했기 때문에 아직도 축농증 수술에 대한 오해는 계속 풀리지 않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