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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냉방병 증상과 예방 · 치료법

백병원이야기 2020. 8. 4. 09:50

[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시원함 속에 병이 있다‥냉방병 증상과 예방 · 치료법

 

글: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

‘냉방병’은 아직 의학적으로 정확하게 정의되어서 사용되는 병명이 아니며, 여러 가지 증상들을 모아 놓은 포괄적인 용어라 할 수 있습니다. 외국의 문헌을 살펴보면 ‘Building related syndrome'(빌딩증후군)이란 용어를 사용한 예를 볼 수 있는 데, 증후군이라는 말이 대체로 한가지 질환이 아니라는 의미이고 여러 신체장기에 여러 가지 증세를 일으킴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역시 애매모호할 뿐입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주로 사무실이나 건물안에서 오래 일하는 사람에게 발생하는 불유쾌한 증상(질병)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building related syndrome과 함께 SBS(sick building syndrome)이란 용어가 많이 쓰입니다. 의미는 실내환경에 의해 발생되는 상기도 자극증상. 두통, 피로감 등의 흔히보이는 비특이적인 증상군을 말합니다. 장기적인 휴유증이 없다는 측면에서는 안심해도 좋겠지요.

 

그렇다면 흔히 얘기하는 ’냉방병‘이란 과연 어떤 질병일까요? 여름철 냉방장치가 완벽한 곳에서 오래 일하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신체적으로 가벼운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다고 호소합니다. 나타나는 증상들은 매우 다양한데 이러한 사소한 증상들을 통틀어 ’냉방병(냉방증후군)‘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외국에서 얘기하는 빌딩증후군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SBS를 유발하는 원인 중에 기온과 습도가 있습니다. 냉방병은 에어콘과 잘못된 환기시설에 의해 생기는 적절하지 못한 낮은 체온과 낮은 습도가 원인이 되어서 생기므로 크게봐서 SBS에 하나이지요.

또한 대형건물 냉각탑의 냉각수에서 번식하여 냉방장치를 통해 전염되는 ’레지오넬라균 감염‘도 냉방병의 일종으로 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에어컨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건강상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레지오렐라 감염은 SBS의 한 극단적인 부분이며 물론 이는 개인이 조심해서 관리가 되는 부분이 아니고 빌딩의 관리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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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송낙중 백병원 홍보팀

 

[냉방병 원인]
이병의 주된 원인으로는 환기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American Society for Heating Refrigeration and Air Conditioning Engineers (ASHRAE) 에서는 실내에 있는 사람 한명당 1분에 0.5-1.0m3(세탁기크기) 만큼의 환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바깥공기가 들어 올 수 없는 중앙 집중식 냉방장치를 가진 빌딩에서 장기간 일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나며, 두통, 점막의 자극, 피부건조, 정신혼미(집중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맑지못한)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나는 데, 환기의 부족으로 건물 내에 여러 가지 유해물질이 축적되어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에어콘은 습기제거 효과가 커서 공기를 건조하게 하므로 유해물질을 저해하는 호흡기 섬모의 호흡기의 기능이 저하되어 감기와 같은 호흡기계 질환에 걸리게 쉽게 합니다.기 쉽습니다. 또한 외부와 실내의 온도차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실내외 온도차가 5~8도 이상 지속되는 환경에 오랫동안 머물게 되면 자율신경계기능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져서 장운동 조절이나 뇌의 혈류량, 혈압,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 호르몬 순환 등에 영향을 미쳐 증상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 외로 ‘레지오넬라균’ 감염이 냉방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 균은 25~42도 정도의 따뜻한 물을 좋아하여 주로 대형건물 냉각탑의 냉각수에서 번식하며, 이 미세한 균이 포함된 물방울이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어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냉방병 증상]
주로 호흡기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와 목이 마르고 불편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감기에 걸린 것처럼 춥고, 두통을 호소하거나 피로감이 쉽게 든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어지럼증, 관절 및 근육통,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날 수 도 있습니다. 여성에서는 호르몬 이상으로 월경불순이 올 수도 있다고 하며, 온도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말초혈관이 수축해 얼굴, 손, 발등이 붓는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려운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냉방병 치료 및 예방법]
주로 밀폐된 작업환경이 문제가 되므로 적당한 간격(1시간 정도)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고 (공간이 밀폐되어 있으면 시간이 지날 수록 모든 오염물질의 농도가 올라갑니다.)

장시간 에어컨 사용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바깥과 실내온도차가 5~8도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하고, 실내온도는 25~28도 정도로 유지하면 적당합니다. 하루 종일 냉방기기가 가동되는 곳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틈틈이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거나 긴소매 옷을 준비해 체온조절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냉방장치로 인해 호흡기계 점막이 건조해지므로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도록 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야채를 자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레지오넬라균은 주로 대형건물 냉각탑의 냉각수에 번식하므로 가정용 에어컨을 사용하는 일반가정은 크게 염려할 문제가 아니지만 기타 세균들이 에어컨 필터에 번식할 수 있으므로 1~2주에 한번정도 청소를 하도록 합니다.

 

문명의 이기중 하나인 에어컨의 보급으로 여름을 한결 시원하고 쾌적하게 보내게 되었지만 이러한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는 데에는 댓가가 따르기 마련인가 봅니다. ‘이열치열’로 여름을 이겼던 우리선조들의 지혜를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같은 전기값에 가정에서 냉방병 걸릴 정도로 에어콘 트는 집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결국 환기가 잘 되고 온도와 습도가 적절하게 유지되는 건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만 건축학적으로 휼륭해 보이는 건물, 방금 막지은 새건물 혹은 너무 오래된 건물일수록 SBS가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같은 사무실에 있어도 개개인의 건강정도에 따라 냉방병의 생기는 정도와 증상에 차이가 있으므로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서는 적절한 영양섭취와 기초체력유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참고, 레지오넬라증]
몇해전 동남아지역과 호주에서 발생하여 사망자가 보고된 레지오넬라증은 1976년 필라델피아에서 재향군인회가 열렸을 때 집단 유행하여 재향군인병이라 불리게 된 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초반 병원에서의 발생이 보고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레지오넬라균 감염은 크게 ‘폰티악 열’과 ‘레지오넬라병(폐렴을 일으킴)’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폰티악 열’의 경우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회복이 되므로 앞서 말한 주의사항만으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폐렴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병’의 경우는 반드시 의사의 진찰에 의한 치료가 필요한데 주로 흡연자, 만성 폐질환자, 노인, 면역저하상태에 있는 사람에게서 잘 생기는 것으로 되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호텔, 백화점 등 대형 건물 냉방장치의 냉각수의 청결상태가 불량할 때 저수탱크나 냉각탑에 레지오넬라균이 서식하다가 뿜어져 나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므로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되도록 이런 장소의 출입을 자제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런 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관리가 요구됩니다. 특히 가정에서는 에어컨의 필터를 2주 간격으로 청소하고, 분무기의 물은 매일 갈아주고, 사용 후에는 청결하게 세척한 후 건조시킨 채 보관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