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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를 만나다] 따뜻한 관심이 주는 온기, 류마티스질환 명의 윤보영 교수

백병원이야기 2021. 5. 26. 09:57

[명의를 만나다] 따뜻한 관심이 주는 온기, 류마티스질환 명의 윤보영 교수

 

류마티스질환은 체내의 면역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침묵의 반란자’라고도 불린다. 암이 정복되고 난 다음 자가면역질환이 정복될 거라는 말이 있듯이, 류마티스질환은 당장 목숨에 지장이 없다 해도 학문적으로 암보다 더 어렵다고 말한다.

 

일산백병원 류마티스내과 윤보영 교수는 2005년 일산백병원 발령 이후 10년 이상 환자들의 든든한 치료자이자, 좋은 의사 양성을 위해 교육학을 연수한 교육자로, 또 정복되지 않은 류마티스질환을 위해 다기관 임상연구를 시행하고 있는 연구자로서의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윤보영 교수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윤보영 교수의 장래희망은 소설가였다. 기나긴 사춘기를 보내고 장래희망이 의사로 바뀌었다. 그 이유를 묻자,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태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의대 입학 후 면역학이 가장 흥미로웠고, 면역학이 류마티스 학문과 자동적으로 이어지면서 전공이 되었다. 

 

윤보영 교수는 “어린시절부터 쌓아온 인문학적 관심과 소양은 논문을 작성할 때, 강의 할 때, 교육학 연수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과학 분야를 공부해야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진정한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플러스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인문학적 요소이며,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소통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에 대해 잘 알고, 치료목표를 세우고, 의사를 믿고, 약을 줄여나가는 것이 최우선

 

류마티스 질환의 특성상 의사가 환자와 한번 인연을 맺게 되면 그 관계가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윤보영 교수는 “일산백병원 부임 후 맡은 첫 환자가 아직도 외래를 통해 진료받고 계신다. 류마티스 질환의 치료는 완치 개념이 아닌 통증 완화와 관절 등 표적장기 손상을 방지하여 기능을 유지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치료법은 스테로이드, 항류마티스제를 비롯한 잘못된 면역체계를 억제하는 것과 특정 단위의 세포나 염증물질을 억제하는 방법이 공존해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도 빠른 진단과 약물치료를 통해 염증의 악화를 막아야 한다. 방치하면 손마디가 심하게 붓고 관절이 툭 튀어나오고 일상생활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빈혈,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현대의학에서 잘못된 면역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방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윤보영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 가능성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과정에서 조바심을 내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현실적으로 환자는 병에 대해 잘 알아야 하며,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의사를 믿고 따라오면서 약을 점점 줄여나가는 방향이 최우선이다. “과학의 발전에 맞춰 의학도 발전하고 새로운 약도 개발되는 것인데, 오래 아프다 보니 완치라는 말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의사의 역할 = ‘환자와 함께 끝까지 치료 과정을 걸어가 주는 것’

 

환자들에게 권하는 건강관리법에 대해 질문하자, 윤보영 교수는 가장 먼저 ‘적절한 체중관리’를 언급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소모성 질환이기 때문에 체중이 너무 적은 환자는 식사를 제대로 해야 하며, 반대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환자는 표준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식단관리를 잘해야 한다. 실제로 지방세포와 염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여러 연구가 있고,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과가 있다”며 적절한 운동을 제시했다. “손가락이나 발 등의 관절이 많이 붓고 아픈 급성기에는 쉬어야 한다. 급성기가 지나면 가벼운 활동을 꼭 해야 하는데, 만약 환자가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근육이 퇴화되고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는 ‘환자와 함께 끝까지 치료 과정을 걸어가 주는 것’이다. 때로는 제 환자분들이 제 삶의 과정을 함께 걸어가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는 윤보영 교수. 환자의 상황과 사정까지 고려하며 최선의 진료에 힘쓰는 윤보영 교수의 마음씀씀이가 인터뷰 내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