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백병원 명의

[명의를 만나다] 파킨슨병 치료의 명의, 백종삼 교수

백병원이야기 2014. 12. 30. 15:35

[명의를 만나다] 상계백병원 신경과 백종삼 교수

 

파킨슨병 치료의 명의, 백종삼 교수

-파킨슨병, 검사보다 의료진의 역할이 중요

-15여년 파킨슨병 치료와 연구에 매진

-‘세계적 석학’ ‘5개 백병원’ 파킨슨 치료 전문의와 네트워크 연결

-환자-의사 평생 동반자, 신뢰하고 소통할 수 있는 관계여야

-파킨슨병 명의 "아저씨 같이 편안한 의사" 

 

 

 

파킨슨병은 난치병이다. 치매와 더불어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65세 이상 나이가 들면 100명중 1명 정도 발병된다. 우리에게는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히틀러, 처칠과 같은 유명인이 걸린 질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수전증처럼 손발이 떨리고 루게릭병처럼 몸은 굳어간다. 입에 숟가락이 생각대로 안 들어간다. 몸이 밧줄에 묶여 있는 것 처럼 답답하다. 그래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치매보다 무서운 병이다. 이렇다 보니 환자와 보호자 모두 괴롭다. 

 

그렇다면 파킨슨병은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해야 될까? 15여년간 파킨슨병을 치료해오고 있는 상계백병원 백종삼 교수는 "파킨슨병의 치료 목적은 혼자 남의 도움 없이 오랫동안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소통이 잘 되는 편안한 의사를 만나 정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90년대 의학 불모지, 파킨슨병 치료에 도전하다

 

백종삼 교수는 전공의 시절 의학적으로 정복하지 못한 인간의 뇌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뇌를 다루는 신경과에 지원했다. 20여년 전 국내에선 아직 파킨슨병이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으며 제대로 공부를 했던 전문가 역시 아무도 없었다. 백 교수는 미개척 분야인 파킨슨병 치료에 호기심을 갖고 뛰어들었다. 환경도 도왔다. 국내 처음으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 질환을 체계적으로 외국에서 공부 하고 초대 대한파킨슨병학회 및 이상운동질환학회(KMDS) 회장을 역임한 강남 세브란스병원 이명식 교수의 제자가 되어 전공의 시절을 보냈다. 이후 세계적 파킨슨병 치료의 석학이며 세계파킨슨병학회 회장을 역임한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랭(lang) 교수 연구원으로 파킨슨병 치료의 학문적 기반을 닦았다. 토론토대학의 파킨슨병센터는 미국의 콜롬버스대학병원 파킨슨병센터와 영국의 퀸스퀘어 파킨슨병센터와 함께 세계 3대 파킨슨센터 중 하나다.

 

2003년에는 뜻을 함께하는 국내 젊은 교수 2명과 함께 파킨슨병 젊은연구자모임을 조직해 파킨슨병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이 모임 규모가 나날이 커져, 현재 대한파킨슨병학회 및 이상운동질환학회를 설립하는 토대가 됐다. 현재 백 교수는 이 학회에서 핵심 멤버로 왕성히 활동 하고 있다. 

 

백종삼 교수가 환자 문진에 사용하는 기구들

 

환자를 위한 상계백병원 파킨슨병클리닉  

 

상계백병원 파킨슨병클리닉에서는 뇌 초음파검사, 치매진단 검사, 유전자 검사, 약물 조절을 위한 비디오 분석 검사 등을 통해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진단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파킨슨병 진단은 검사보다는 의료진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백 교수는 "파킨슨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전문의가 직접 머리부터 발끝까지 만져보고 관찰하고 증상을 자세히 청취한 후에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질환이다. 그래서 초진환자의 경우 30분, 재진환자의 경우 10분 이상 진료가 필요하다"며 "주어진 짧은 진료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킨슨병 환자들만 보는 진료날짜를 따로 정했다"고 말했다. 

 

상계백병원 파킨슨병클리닉에서는 세계적인 석학에게 자문을 구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다. 백 교수는 "랭(lang) 교수 연구원생으로 있을 때 당시 전 세계에서 모여 함께 공부하던 동기들이 현재 세계 각지에서 파킨슨병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도 학문적 교류와 환자 치료 정보들을 공유하며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백종삼 교수는 백병원 산하 5개병원의 파킨슨병 전문교수들과 함께 ‘백중앙의료원 파킨슨병 디너 심포지움’을 5년 전 부터 매년 봄에 국내 파킨슨병을 연구하는 교수들을 대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는 백병원의 장점을 십분 살린 대표적인 모임 중 하나로서 5개 백병원이 모여 치료사례를 서로 공유하고 토론하는 백병원 계열의 유일한 단일질환에 대한 심포지움이다. 이 두가지를 상계백병원 파킨슨병클리닉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백종삼 교수는 힘주어 얘기하였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백종삼 교수의 모습에서 명의의 면면이 보였다.  

 

앞으로 백종삼 교수는 우울증, 치매, 불안증, 불면과 같은 파킨슨병 비운동장애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얼마 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뇌 실질 초음파 검사를 통해 파킨슨병 우울증 환자들의 특성에 대한 연구 성과도 발표해 학계에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백종삼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는 정상인보다 우울증은 3배 이상, 치매는 6배 이상 더 많이 발병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비운동장애에 대한 연구들이 운동장애와 함께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아저씨' 처럼 편안 의사가 '명의'

 

파킨슨병 환자는 평생 의사와 함께 동행해야 하는 숙명을 지녔다. 그만큼 의료진과의 교감이 중요하다. 백 교수는 "파킨슨병 치료의 명의란 환자들이 스스럼없이 질문할 수 있는 편안한 의사"라며 "의사는 환자의 생활패턴과 주변 환경도 세심하게 관찰해주고 환자의 눈높이에서 질문에 대해 설명해주는 아저씨 같은 존재여야 한다. 그러려면 환자의 현재 생활 상태를 비롯하여 세심한 부분까지 귀를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또 “파킨슨병 환자의 병과를 지켜보면서 많은 겸손함을 얻었다”며 “파킨슨병을 진료하는 의사들에게는 특히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 환자를 볼 때 단지 하나의 질환으로 대하지 말고 한명의 진정한 인간으로 인식하고 환자를 대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여행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어서 블로그에 한때 자신의 여행기를 올려 공중파로부터 여행에 관한 인터뷰도 했던 백종삼 교수는 “여행은 나 자신 뿐 아니라 세상의 다른 면을 바라보게 하고, 역사를 비롯한 인문학을 생각하게 해주는 아주 고마운 존재이다” 며 “가족여행이건, 부부여행이건, 혼자여행이건 간에 자주 여행을 갖는 건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언젠가는 자신의 그동안의 여행기와 생각을 정리한 책 집필을 하고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글,사진: 홍보팀 송낙중 (인제학원 경영기획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