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백병원 명의

[명의를 만나다] 부산지역 '배뇨장애 치료' 명의, 민권식 교수

백병원이야기 2020. 11. 23. 09:36

[명의를 만나다] 성 의학·배뇨장애 치료 '비뇨기과' 명의,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민권식 교수 

대다수의 여성들은 비뇨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산부인과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비뇨의학과는 남성 질환만 치료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뇨의학과는 남성의 생식계통은 물론 여성의 신장이나 방광, 요실금 등 요로계 질환을 모두 치료하고 연구한다. 비뇨기는 남녀 모두가 가지고 있는 중요 신체기관이므로 생식계통과 요로계통, 그리고 성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면 망설이지 말고 비뇨의학과를 찾아야 한다.

 

남성·여성 성기능장애를 비롯해 여성비뇨기, 배뇨장애를 아우르는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민권식 교수는 환자 절반이 여성 환자일 만큼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환자들의 말 못할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좋아서 시작한 성 의학, 열정으로 걸어오다!

비뇨의학과를 선택하기로 마음먹을 때부터 성 의학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민권식 교수는 전공의 시절 사비로 실험용 토끼를 사서 연구할 만큼 푹 빠져있었다. 민권식 교수는 "당시 80년대에는 교수님들도 남성학(andrology)이라는 단어를 모르실 만큼 생소한 분야였다. 비뇨의학과 전공의로서 일반적으로 배우게 되는 질병을 다다루면서 틈틈이 학회를 참석하고, 논문을 찾아보며 공부했다"고 밝혔다. 좋아서 시작한 분야였기에 열정을 가질 수 있었다는 민권식 교수이지만, 되돌아보면 쉬운 길은 아니었다. 환자를 앞에 두고 성(性)이라는 주제를 먼저 꺼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다가 여성 성기능장애도 함께 다루기에 자칫 잘못 받아들여지면 오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민권식 교수는 “주위에서 종종 시끄러운 일을 겪는 것들을 봐왔지만, 농담조가 섞이지 않은 덤덤한 말투 탓인지 한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라며 “성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면 망설이지 말고 비뇨의학과를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는 수술도, 약도 아닌 라포(rapport)에서 시작된다!

환자들이 민권식 교수를 믿고 따라 갈 수 있었던 것은 라포(rapport) 형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환자들은 스스로 자가진단을 내리고, 심지어 치료 계획을 세워오기도 한다. 막상 의사로부터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그때부터 토론이 시작된다. 민권식 교수는 “심인성 빈뇨나 과민성 방광은 약을 쓰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소변을 참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300cc까지는 참는 것이 좋은데 이를 이해를 못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미디어에서는 ‘참는 것은 좋지 않다. 물은 많이 마셔야 좋다’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차분히 설명을 드리고 생각과 배뇨습관을 바꾸어야 한다고 이해할 때까지 말씀드리면 처음엔 의심하다가도 조금씩 믿어주시고 결국엔 인정하신다”라며 “심지어 그냥 들어주기만 하는데도 속이 후련해지고 마음이 편해졌다며 잘 따라와 주고, 그렇게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말을 하루 열번 이상 들어도 지겹지 않다며, 의사하길 잘했다고 웃어 보이는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민권식 교수는 “대단한 약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저 진료실에서 시간을 함께 할 뿐이다”고 말했다.


정확한 지식, 환자와의 공감, 그리고 선택의 존중이 좋은 의사의 덕목

 

민권식 교수는 같은 비뇨의학과라도 종양파트 의사와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 말한다. 민권식 교수는 “과거에는 교과서적인 지식만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환자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가되 잘못된 방향이라면 바꾸어주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며 "비록 조금 불편한 길을 선택하더라도 환자가 감수하겠다고 한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고 존중해줘야 한다. 우리도 종종 정답을 알지만 미루고 싶거나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각자의 사정이나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방광암과 같이 생사를 넘나드는 문제가 아닌 삶의 질과 연결된 분야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민권식 교수는 “의사로서의 역할을 환자에게 미룬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정확한 지식을 갖고 환자와 공감하는 것은 좋은 의사의 덕목이지만 정말 환자를 ‘위해서’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