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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를 만나다] 당뇨병 치료의 ‘페이스메이커’ 김미경 교수

백병원이야기 2021. 3. 10. 10:30

[명의를 만나다] 당뇨병 치료의 ‘페이스메이커’ 

김미경 해운대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당뇨병 치료는 ‘마라톤’과 비슷하다. 기본기를 충실히 다져야 오랫동안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 체력을 키우고, 호흡법을 익히고, 인내력을 길러야 하는 것처럼, 당뇨병을 이겨내기 위해선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익히고, 합병증을 관리하고 적절한 약물로 혈당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꼼수는 없다. 내가 노력한 만큼 치료가 된다. 

 

20년 이상 당뇨병 환자를 치료해 오고 있는 김미경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의 ‘페이스메이커’다. 정확한 기본기를 알려주고, 환자들이 지치고 힘들 때 앞에서 이끌고 함께 달리며 응원한다. 

 

김미경 교수는 “당뇨병 관리와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가장 쉽고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앞으로 평생을 같이 가야 할 병이기에 마라톤과 같이 오히려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 나가면서 적응을 할 수 있게 도와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김미경 교수, ‘당뇨 연구’ 백병원과 인연으로 이어져

 

김미경 교수는 전공의 시절, ‘내분비내과’ 전문의가 되기로 결심했다. 전공의 2년 차 때 ‘쉬한증후군’ 환자를 치료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미경 교수는 “원인을 찾다 보니 쉬한증후군이 의심돼 환자에게 필요한 호르몬을 투약하자 드라마틱하게 환자 상태가 좋아졌다. 이후 공부를 하다 보니 내분비내과 분야 질환이 진단은 어렵지만 진단 과정이 흥미롭고, 어떤 실마리로 진단을 잘해서 적확한 치료를 하면 놀라울 정도로 환자가 좋아지는 데 매력을 느껴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산의대를 졸업한 김미경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전임의를 거쳐 부산 메리놀 병원에서 내분비내과 전문의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전임의 때는 골다공증과 갑상선 치료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이후 당뇨병의 기전과 치료법을 연구했다. 

 

백병원과의 인연도 학술적 교류에서 시작됐다. 현재 백중앙의료원 원장인 이병두 교수와 부산백병원 내분비내과 박정현 교수가 김미경 교수의 연구를 지도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김미경 교수는 “미국 유타대학 연수에서 당뇨병에서 가장 중요한 호르몬인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 베타세포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됐고, 이후 부산백병원 실험실에서 베타세포를 살리는 연구를 계속하게 됐다. 그러한 인연으로 진료와 연구, 교육을 함께 할 수 있는 해운대백병원으로 옮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정직한 병 ‘당뇨’, 나의 노력이 곧 ‘최고의 치료법’

김미경 교수, 좋은 약도 ‘운동·식사요법’ 능가 못 해

 

김미경 교수는 ‘당뇨병’ 치료 전문의다. 23년간 당뇨병 환자를 치료해 오고 있다. 연구 성과도 뛰어나다. 당뇨병 연구로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우수 논문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김미경 교수는 대외적으로도 활동이 왕성하다. 대한내분비학회 진료지침위원회이사, 대한당뇨병학회간행·학술·윤리위원, 대한당뇨병학회 혈관연구회간사, 영호남내분비학회 섭외이사, 부·울·경내분비학회 총무이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김미경 교수는 수많은 연구와 치료 경험이 있지만, 당뇨병은 결국 ‘자신의 노력’이 최고의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옆에서 더 효율적이고 정확한 방법이 되도록 돕고, 동기를 유발하는 역할이 당뇨병 치료 전문의라는 것. 김미경 교수는 “요즘에는 부작용과 합병증은 적고 혈당 조절도 잘되는 좋은 약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떤 좋은 약도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능가할 수는 없다. 약물이 잠시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시간이 갈수록 약이 늘어나고 결국 인슐린 주사를 맞아도 혈당 조절이 안 되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 교수는 “당뇨병은 처음에는 약물 요법을 같이 하면서 식사와 운동을 제대로 하면 당뇨병 약제는 끊을 수 있는 분들이 꽤 있다. 이걸 오해해 미리 약을 끊고 음식조절과 운동을 하려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운동요법, 음식조절, 약물요법 등을 같이 하면서 잘 관리되면 약제를 하나씩 줄여나가는 게 제일 현명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또 좋은 약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모두 좋은 약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환자분 특성에 맞춰서 개별적인 처방 돼야 한다고 김미경 교수는 강조했다.

 

 

당뇨병 치료의 좋은의사 ‘끊임없이 공부하는 따뜻한 사람’

 

‘당뇨병’ 환자는 계속 늘고 있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7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다. 인구수로 환산하면 494만 명 정도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1970년대만 해도 당뇨병 환자는 약 1%. 그간 10배 이상 유병률이 증가했다. 여러 매체를 통해 국민들의 당뇨병 인식이 높아졌지만, 당뇨병 환자의 증가를 막는 것은 역부족이다. 

 

김미경 교수는 “현대생활의 폐해로 인한 비만과 스트레스의 증가 및 노년 인구 증가로 당뇨병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약제와 의학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관리하지 않고 당뇨병을 치료하는 것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당뇨병 치료는 인생과 많이 닮았다. 고통 없이 얻어지는 것이 없다는 것. 바꿔 생각하면 고통을 잘 이겨내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김미경 교수는 “많은 환자가 당뇨병에 좋다는 검증되지 않은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음식조절이 어렵고 운동하기 귀찮아 쉬운 방법으로 당뇨병을 치료하고자, 이런 유혹에 넘어가는 것이다”며 자신이 노력해서 차근차근 조절한 혈당과 체중은 쉽게 나빠지지 않지만 이런 꼼수로 인한 것은 효과도 의문이지만, 오히려 혈당이 올라가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미경 교수가 생각하는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의사란 ‘끊임없이 공부하는 따뜻한 사람’이다. 김미경 교수는 “의학의 발전이 최근 들어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새롭고 좋은 약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항상 모두에게 다 좋은 것이 아니라서 개별화가 꼭 필요하다. 즉 환자를 하나의 질병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홍보팀 송낙중 (학교법인 인제학원 경영기획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