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人]정년인터뷰

[정년 인터뷰] 일산백병원 영양부 황춘경 영양부장

백병원이야기 2023. 8. 8. 09:53

[병원人, 정년을 맞다] 일산백병원 황춘경 영양부장
- 37년간 백병원 영양부 근무 · 일산백병원 영양부 기틀 마련
- “음식에 진심을 담는다” 매일 2천 명 교직원 식사 · 1,300인분 환자식 준비
- ‘대화동 맛집’ 수식어 가장 행복 · 기본과 원칙 지키며 근무 

일산백병원에서 ‘정년(停年)’을 맞은 분들은 병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산증인’이며, 백병원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주역' 중 한 분이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했던가. 수십 년간 백병원에서 일했던 ‘한분한분’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 이것이 진짜 백병원의 역사가 아닐까. 정년을 맞은 일산백병원 교직원들의 이야기를 담는 이유다. 

 


하루 삼시세끼 2천 여명의 교직원 식사와 야식, 매일 1,300인분의 환자식을 책임지고 있는 영양부. 일산백병원 영양부는 한정된 자원과 단체급식이라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화동 맛집’으로 불릴만큼 음식에 진심을 담고 있다. 

위생부터 재료 손질, 맛, 영양, 배식까지 영양부 업무를 총괄지휘하던 황춘경 영양부장이 2023년 8월 31일 자로 정년퇴직한다.  

이성순 일산백병원 원장은 8월 1일 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황춘경 부장에게 공로패와 함께 퇴직 선물로 '황금열쇠'를 수여했다.

 


황춘경 부장은 37년간 환자와 교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졌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황춘경 부장은 1986년 대학 졸업 후 바로 서울백병원에 입사했다. 황춘경 부장은 1999년 일산백병원이 개원하면서 병원을 옮겼다.  

황춘경 부장은 24년간 일산백병원 영양부를 이끌면서, 개원 초기 영양부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직원식과 입원 환자식, 치료식, 당뇨식 등의 영양사 업무를 체계화했으며, 당뇨·비만·투석 환자 영양상담, 중환자 집중영양서비스 시행에도 기여했다. 

황춘경 부장은 “환자들의 치료식을 만들고 영양상담을 진행하면서 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며 “저에게 음식은 진심이다. 직원들이 ‘대화동 맛집’으로 불러줄 때 가장 행복했다”고 밝혔다. 

황춘경 부장은 백병원 역사와 병원 발전에 빼놓을 수 없는 주역 중 한 명이 분명하다. 황춘경 부장에게 그간의 병원 이야기와 퇴임 소회를 들어봤다.

 


Q. 백병원에 입사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대학병원 영양사는 일반적인 단체급식과 함께 환자 치료식도 책임져야 하므로 임상 영양사 전문성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대학병원 영양사는 자리가 많지 않아 취업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도 그렇고, 지금도 역시 비슷한 거 같아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때마침 서울백병원에 영양사를 모집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게 취업에 성공해 정년까지 맞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산백병원 영양부 영양사


Q. 37년간 일하면서, 어떤 신념을 갖고 일하셨나요? 어떻게 무탈 없이 정년을 맞이할 수 있었나요?    
 
음식에는 기교가 없습니다. 음식 재료가 좋고, 정성을 다하면 음식 맛이 나기 마련입니다. 또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 같습니다. 음식에 기본이 되는 위생부터 재료 점검, 영양, 배식 등 기본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일하면서 보람됐던 점은 무엇인가요?

임상 영양사는 일반적인 단체급식부터 환자 치료식까지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당뇨환자나 비만환자, 신장질환 환자, 중환자 등 환자들에게 영양상담도 하므로 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업무들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만족하며 일해왔습니다. 

또 여러 교직원이 ‘대화동 맛집’으로 불러줄 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Q. 영양사로 근무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한정된 자원과 단체 급식이라는 상황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분한분 모두 입맛에 맞출 수 없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성의가 없다거나 음식 맛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좀 서운한 건 사실입니다. 또 병원은 음식 맛도 중요하지만, 환자 상황에 맞게 환자 치료식도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리가 좀 더 고생해야 직원과 환자들이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영양부 관리자로서 직원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한 거 같아, 이 자리를 빌려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Q. 퇴직하고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가정주부'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바쁘게 살아오면서, 가족들을 많이 못 챙긴 것 같습니다. 평범한 가정주부로서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현재로서는 다른 일을 하겠다는 생각은 아직 해보지 않았습니다. 

Q. 일산백병원을 떠나면서 백병원 가족들에게 남기실 말씀은?

직장 생활동안 큰 사고 없이 정년퇴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직장 선후배, 교수님들에게 감사합니다. 성공적인 증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더욱 발전하는 일산백병원이 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며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글: 일산백병원 홍보실 송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