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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건강하게 술 마시는 8가지 방법

백병원이야기 2020. 10. 16. 09:53

[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건강하게 술 마시는 방법

글: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배원기 교수

 

 

알코올을 마시면 위나 장에서 흡수되고 대부분이 간으로 옮겨져 알코올탈수소 효소에 의해 알코올은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대사가 되고,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여러단계를 거쳐 물과 탄산가스로 변한다. 술을 마신 뒤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나면서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뛰는 것은 알코올 때문이 아니라 대사 과정에서 쌓인 아세트알데하이드에 의한 증상이다.

 

빨리 취하고 얼굴이 붉어지면 간이 나쁘다고 생각하기 싶다. 이런 현상은 간이 나빠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 비해 알코올 대사 효소가 적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의 경우는 가급적 무리하여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술로 인한 간질환 발생은 성별이나 개인에 따른 차이가 크며 유전적인 요인이나 영양상태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여성이나 영양상태가 나쁘거나 바이러스간염 환자에서는 소량의 알코올 섭취로도 심한 간 손상이 올 수 있다. 그러므로 각자의 적당량을 지키고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과 술자리 분위기도 함께 챙기는 건강한 음주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1) 자신의 주량을 지키고 술자리는 일찍 끝낸다. 술병이나 용기에 붙어 있는 알코올 함량 등 표시를 살펴보고 자기가 마신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의 부피와 양을 어림잡아 보면서 자신의 주량을 지키도록 한다.

(2) 빈속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빈속에 술을 마시게 되면 술은 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위에서 흡수되어 간으로 전달되므로 위벽을 상하게 한다. 또한 공복으로 간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상태이므로 알코올 분해가 늦어지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급하게 마시게 되어 더 빨리 취하게 된다.

(3) 휴간일(간을 쉬게 하는 날)을 정하자. 부득이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에는 적어도 48시간은 금주하여 신체기능이 회복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가능하면 천천히 마시고, 폭탄주는 금한다. 술 마시는 속도를 늦출수록 뇌세포에 전달되는 알코올의 양이 적어지고 간에 알코올 성분을 소화시킬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폭탄주를 마실 때 금방 취하는 것도 술 마시는 속도가 빨라 체내에 흡수되는 알코올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5) 안주는 영양 밸런스를 생각하고, 적당한 칼로리를 섭취하도록 한다. 알코올은 1g당 7kcal의 높은 열량을 내지만 체내에서 제대로 이용되지 않는“빈 에너지”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적당한 안주는 술의 독한 기운을 없애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좋은 영양분이 된다.

(6)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술을 마시면서 자주 물이나 우유를 마셔주면 알코올의 농도를 묽게 해 위장의 부담도 줄일 수 있으며 알코올의 흡수도 느리게 해 빨리 취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7) 흡연을 삼가라. 술을 마실 때는 간의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반해 담배를 피우면 인체의 산소결핍증이 유발되어 몸에 더 해롭다. 또한 담배는 체내 알코올 흡수를 촉진시키고, 알코올 또한 니코틴을 용해시켜 서로의 흡수를 돕는 작용을 하므로 가능한술을 마실 때 흡연은 금한다.

(8) 과음 후 사우나는 피해라. 과음하지 않은 상태에서 섭씨 38~39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서의 목욕은 혈액 순환을 좋게 해 해독 작용을 담당하는 간의 기능을 활발하게 한다. 하지만 과음 후에 4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서의 목욕이나 사우나는 자칫 탈수증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의식이 혼미해지거나 몸의 균형 감각을 떨어뜨려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과음 후 사우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

만성적이고 과도한 알코올의 섭취는 간질환의 주된 원인이 된다. 간질환은 (1)지방간, (2)알코올성 간염, (3)간 경변의 세가지 주요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들 병들이 각 환자에게서는 하나의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기보다는 겹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1) 알코올성 지방간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처음 단계는 알코올성 지방간인데 이는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폭주하는 사람과 상습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의 90% 이상에서 나타난다. 거의 증상이 없고 우연히 신체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에서는 피로감, 나른함, 식욕부진, 전신 쇠약감, 우상복부 불쾌감, 오심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진찰 소견에서는 간 종대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혈액 검사상 중성 지방이 증가되고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간수치인 AST(또는 GOT), ALT(또는 GPT) 또는 r-GT가 증가한다. 복부 초음파를 해 보아도 지방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방간은 가역성이 있는 상태이므로 금주만 하면 완전히 정상 간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 즉 다른 치료없이 술을 끊는 것만으로도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으며 만약 금주를 해도 간 기능 검사가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간장약을 복용할 수 있다.

(2) 알코올성 간염

지방간의 정도를 넘어선 장기간의 과도한 알코올의 섭취는 일부 사람에게서 급격한 간 기능의 장애를 보이는 알코올성 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염은 지방만 축적되는 지방간과는 달리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반응을 동반하는 상태를 말한다. 알코올성 간염의 임상양상은 매우 다양하여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고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다. 경미한 경우에는 증상이 전혀 없으며 간 기능 검사에만 비정상적인 소견을 보이나 심한 경우에는 입맛이 없고, 구토를 하고, 몹시 피로하며 복부 불쾌감과 황달이 동반되며 심한 간 기능 장애를 초래한다. 가끔 고열이 생기기도 하며 매우 심한 경우에는 부종과 복수가 동반되고 출혈이 있거나 정신 상태에 이상이 올 수 있다. 알코올성 간염이 경한 경우에는 술을 끊으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음주를 계속하면 간경변으로 진행한다.

(3) 알코올성 간경변

지방간은 술을 끊고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취하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으나 음주를 계속하면 약 20~30%에서는 알코올성 간염을 유발하고 지속되면, 10% 정도에서 간경변으로 진행한다.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은 어떤 술을 마셨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양의 술을 얼마나 오랫동안 마셨느냐가 중요하다. 알코올 중독자가 많은 서양의 보고에 의하면 하루 80g(소주 300~400cc, 양주 150cc, 맥주 1500-2000cc, 포도주 750cc) 이상을 15년 이상 마신 사람의 약 1/3에서 간경변이 발생하였고, 또 다른 보고에서는 간경변 환자의 알코올 평균 섭취량을 조사해 본 결과 하루 160g의 알코올, 즉 소주 2병 정도를 약 8년 동안 매일 마신 정도의 양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여성 또는 다른 원인에 의한 간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소량의 알코올에 의해서도 간경변으로 진행할 위험도가 높다. 알코올성 간경변의 증상은 몇 주 혹은 몇달을 거쳐 서서히 진행되며 전신피로감 및 식욕감퇴가 있고 다른 원인에 의한 간경변과 마찬가지로 진행하면서 복수, 식도정맥류와 출혈, 간성 뇌증 등의 합병증이 나타난다. 일단 간경변으로 진행하면 술을 끊더라도 딱딱해진 간조직이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나 간경변 환자라 할지라도 금주를 하면 간질환의 합병증이나 사망률이 현저히 감소하기 때문에 어느 시점이든지 금주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홍보팀 송낙중 (인제대학교 백병원)